[일반] 연적에게 띄우는 편지 Famous Blue Raincoat - Leonard Cohen
2007.09.0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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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four in the moring, the end of december / 새벽 네시, 12월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군.
I'm writing you now just to see if you'r better / 그저 자네의 근황이 좀 나아졌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쓰네.
New york is cold but i like where i'm living / 뉴욕의 날씨는 춥지만 그래도 난 내가 사는 곳이 좋아.
There's music on clinton street all thru the evening / 밤이 기울도록 클린턴 거리에는 음악이 흐르지.
I hear that you'r building your little house / 자네가 황량한 사막 깊숙한 곳에
deep in the desert / 작은 집을 짓는 다는 소식을 들었어.
You'r living for nothing now / 너무 의미없는 삶을 사는 것 같네.
I hope you're keeping some kind of record / 뭔가 경력으로 내세울만한 일들을 했으면 좋으련만.
Yes and jane came by with a lock of your hair / 그래, 제인은 자네 머리칼 한 줌을 가지고 돌아왔었어.
She said that you gave it to her / 자네가 주었다고 그러더군.
That night that planneded to go clear / 그날밤 둘 사이의 일들도 정리를 했다고 하던데.
Did you ever go clear? / 자네 정말 깨끗이 정리를 한건가?

The last time we saw you, you looked so much older / 우리가 마지막으로 자넬 보았을 때 자네 무척 나이 들어 보였고
Your famous blue raincoat was torn at the shoulder / 자네의 그 유명한 푸른색 레인코트도 어깨가 헤졌더군.
You'd been to the station to meet every train / 자넨 도착하는 모든 열차를 마중하기 위해 온종일 역에 나가 있곤 했었지.
You came home alon without lili marlene / 끝내 릴리 마를렌은 만나지 못하고 홀로 귀가를 해야 했고.
And you treated my woman to a flake of your life / 자넨 내 아내를 자네 인생의 한 조각 정도로 취급을 했어.
And when she cameback she was nobodys wife / 그리고 그녀가 내게 돌아 왔을 때 더이상 누구의 아내도 아니었고.
Well., i see you there with a rose in your teeth / 그래.. 장미를 물고 그곳에 서 있는 자네가 보여.
One more thin gypsy thief / 초라한 짚시 도둑처럼 말이야.
Well, i see jane's awake / 제인이 잠에서 깨었네.
She sends her regards /자네에게 안부를 전하는군

And what can i tell you my brother, my killer / 뭐라고 말해야 할까? 나의 형제, 나의 적이여
What can i possibly say / 내가 무슨말을 할 수 있을까.
I guess that i miss you, i guess i forgive you / 자네를 그리워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며
I'm glad you stood in my way. / 그저 내 눈 앞에 나타나 주기만 해도 좋으련만
If you ever come by here for jane or for me / 자네가 나나 제인을 만나기 위해 이 곳에 온다면
Well, your enemy is sleeping and his woman is free / 자네의 적은 잠들어 있을 것이고, 그의 아내는 자유의 몸일거야.
Yes, and thanks for the trouble you took from her eyes / 그녀의 눈에서 근심을 걷어 주어 고마워
I thought it was there for good so i never tried. / 난 그 근심이 영원할거라 생각했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어.

And jane came by with a lock of your hair / 그래, 제인은 자네 머리칼 한 줌을 가지고 돌아왔었어.
She said that you gave it to her / 자네가 주었다고 그러더군.
That night you planned to go clear / 그날밤 둘 사이의 일들을 정리하면서 말이야.

Sincerely , L. Cohen / 코헨으로 부터


[아귀레, 신의 분노]라는 영화를 찍은 후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은 주연배우였던 클라우스 킨스키에 관한 기록영화를 찍고 제목을 [나의 친애하는 적]이라고 붙였습니다.
문득, 이 가사 훑어보니 그 문구가 떠 오르더군요.
자신의 아내와 통정한 친구의 안부를 묻고, 다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남자.
멋진 표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곧 허사가 되어버릴 일에 매달리는 친구의 삶을 일컬어 사막 깊은 곳에 작은 집을 짓는다고 표현한부분이나 이미 고인이 된 독일 여배우 릴리 마를렌을 내세워 역시나 헛된 바램속에 살고 있는 친구를 걱정합니다.
한국 나이로 이제 고희(만 70세)가 되는 Leonard Cohen캐나다 퀘벡 태생입니다. 캐나다의 많은 도시들 중에서 영어와 불어가 공통으로 사용되는 도시이고 문화적 자긍심이 대단한 도시가 바로 퀘벡이죠.
스페인의 순교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카의 적통이라고 불리는 저항 문학가이기도 하고, 묘한 부조화의 삐걱거림에 독특한 공백의 미를 살려내는 싱어 송 라이터이기도 합니다.
그의 가사들을 읽어 가다 보면 평범한 일상을 서술식으로 풀어 놓은 이면에 도사리는 공포감을 종종 느끼곤 합니다.
아들을 제단에 희생물로 바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The Story Of Issac"이나, 메카시즘의 서슬에 아버지를 잃고 창녀가 된 소녀를 노래한 "Seems So Long Ago, Nancy"는 성기고 어설픈 멜로디 위에 독설적이고 어두운 가사를 얹어 그저 불가사의하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고,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통열한 비판을 닮고 있는 "Everybody Knows"나 권력의 노리개인 약자들을 노래한 "Bird On The Wire"는 사회주의자로서 코헨의 모습을 극명하게 부각시킵니다.
거대자본이 지배하는 팝시장에서 이러한 인물이 가수로서, 작사 작곡가로서 살아 남았다는 자체가 어찌 보면 불가사의가 아닐까 싶네요.


잊지 않기 위해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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