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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렛 (Chocolat) 2000년 영국/미국 [감상평] - 초콜렛, 동화의 이야기 속에 빠져보자. 순순히 동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

초콜렛 Chocolat (2000)

감독 : 라세 할스트롬 Lasse Hallstöm
주연 :
줄리에트 비노쉬 Juilette Binoche .... Vianne
주디 덴치 Judi Dench .... Armande Voizin
레나 올린 Lena Olin .... Josephine Muscat
조니 뎁 Johnny Depp .... Roux
캐리-앤 모스 Carrie-Anne Moss .... Caroline Clairmont
빅투아르 띠비졸 Victoire Thivisol .... Anouk

영화는 전설처럼 시작합니다. 북풍이 불던 어느 날 한 모녀가 마을에 들어오게 되죠. 그리곤 기다렸다는듯이 대기하고 있는 가게 하나를 쉽게 얻게 되고, 열심히 오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곤 짜잔!~ 달콤한 초콜렛 가게가 문을 열게 되는 것이죠. 절제와 권위의 상징인 종교로 뭉쳐져 있어야 하는 이 마을에, 교회도 가지 않으며 달콤하기 그지 없는 (달콤한 악마?) 초콜렛을 파는 이 이방인들에게 마을사람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습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배를 타고 떠돌아다니는 유민들까지 이방인의 리스트에 플러스가 되구요. 설상가상으로 초콜렛 가게 주인은 이 유민들에게 아주 관대하죠. 그러니 이들 모두 마을 사람들에게는 경계해야 할 대상인 셈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이 가만 있을리 없겠죠? 어떻할까요? 답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바로 초콜렛으로 서서히 마을 사람들을 하나 하나 녹여가는거죠.

배타적인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는 타인과의 갈등. 심각할 이야기지만 [초콜렛]은 그렇게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안 해리스의 원작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다분히 동화적인 분위기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어요. 처음에 언급했던것 처럼 북풍과 함께 떠돌아다니는 모녀의 설정이랄지, 그 모녀의 의상이 붉은색으로 영화 전반적인 색조와 쉽게 대비된다는거랄지 많은 부분이 동화적인 설정으로 가득합니다. 일단 영화 전반을 감싸는 시각적인 모습이 그래요. 어떻게 보면 팀 버튼의 정원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탈색된 어두운 빛깔의 마을 분위기와 간혹 노골적으로 이건 셋트입니다... 하는 마을 전체를 잡아주는 앵글이 바로 그렇습니다. 영화 속 시대는 1960년이라지만, 사실 훨씬 더 과거의 어느 알 수 없는 시점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보여지는 이 배경은 충분히 비현실적인 동화 속의 어느 마을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돌아가는 원판에서 보여지는 것으로 그 사람의 취향을 정확하게 맞추는 비앤느 (줄리엣 비노쉬) 의 캐릭터도 동화적이라 보여질 수 있죠. 물론 100% 그렇다는 이야긴 아닙니다. 유민의 등장이랄지, 시장 앞에서 흥분하는 비앤느의 모습이랄지는 비현실적인 동화화는 좀 거리가 있는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그렇군요. 인상을 무시하기란 힘든 법이죠. :-)

이러한 분위기로 심각한 대립과 갈등을 풀어나가고 있으니 관객들은 그리 긴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어떻게 해결이 될것인지만 지켜보고 있으면 되겠죠.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감미롭고 아름다운가를 기대하면 되는겁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전 2시간여의 초콜렛에는 앞에서 말씀드린것 처럼 역시나 진력이 나더군요. 물론 감미로운 결말이 있고, 아름다운 과정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달콤한것 같습니다. 맞아요. 너무 달콤해요. 영화 속 한 장면 처럼, 생선 요리에 초콜렛 소스를 붓는 것 처럼, 때로는 담백한 맛을 유지해야 하는 곳에도 모두 초콜렛을 부어버리는 것 같은 이 영화를 보고나니 입에 조금은 부담스러움 단물이 고이는듯 하더군요. 온 세상을 초콜렛으로 뒤덮어라! 얼마나 달콤하고 끔찍한 말인가요. 거기에 마지막 동상의 미소는 그 부담스러움에 강조점을 팍! 하고 찍습니다. 같은 동화적 결말이지만 지팡이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4월의 유혹]의 마지막 장면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초콜렛으로 맺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충분히 미소를 짓게 할만합니다. 특히 할머니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손자의 모습이 가장 좋아요. 그러고보면 [러브레터]에서도 마지막 장면의 초상화에서 울컥했었는데... 초상화란 것은 굉장히 로맨틱한 무언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 그리고 초반의 부부관계가 회춘하는 에피소드도 귀여웠구요. 개인적으론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더 많이 배치되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룩스 (조니 뎁)의 출연이 영화를 조금 지루하게 만든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 없이 처음에 늘어논 것들의 해결이 너무 눈에 보이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역시나 조금 지루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때로는 그 보이는 해결이 오버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시장이 초콜렛 더미에 파묻혀 잠드는 장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군요.

배우들이요? 줄리엣 비노쉬는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만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연기도 좋구요. 주디 덴치는 말할나위 없이 스크린의 무게를 딱 잡아주고 있죠. [뽀네뜨] 이후 처음 보는 빅투아르 띠비졸은 꽤 많이 큰 모습으로 나옵니다. 당시의 귀여움은 많이 사라졌더군요. ^^ 그리고 개인적으로 꽤 궁금했던 레이철 포트먼의 음악은 뭐 그렇게까지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와 잘 어울리기는 했어요. 적당히 어두운 분위기가 탈색된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레이철 포트만의 음악을 신경써서 들은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상당히 궁금했었거든요.

그러고보면 탈색된듯한 마을의 분위기에서 없었던 그 색깔은, 타인을 인정할 수 있는 포용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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