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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요조 인터뷰

2013년 08월 19일
음악과 함께 여행 중인
가수 요조.
“시간이 흘러서 제 음악을 들었을 때,
그때의 분위기와 풍경, 모든 추억을 떠올리셨으면 좋겠어요"
5년 만에 정규 2집 ‘나의 쓸모'를 발표한 가수 요조와의 인터뷰


5년 전 요조는 ‘홍대 여신'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아침 먹고 땡', ‘에구구구' 등 귀여운 노랫말로 가요계에 등장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음악의 여신'이 되어 우리 곁에 돌아왔다. 그동안 그녀는 음악뿐만 아니라 라디오 DJ, 영화에 출연해 다양한 곳에서 재능을 펼쳤다. 또한 그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담아 정규 2집 ‘나의 쓸모'를 발표하였다. 나의 쓸모? 어쩌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단어이지만, 이번 앨범을 들어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음악과 함께 성숙해지고 있는 가수 요조. 그동안 그녀의 눈과 귀에는 어떤 일들이 스쳐 지나갔기에 이런 명반이 탄생한 것일까? 큐비즘은 요조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음악의 여신

싱어송라이터 요조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5년 만에 정규 2집 앨범을 발표한 요조입니다.

 

ⓒ 5년 만에 정규 2집을 발표한 가수 요조 

 

요조라는 이름이 일본소설 ‘인간 실격'의 주인공 이름에서 가져온 걸로 알고 있어요. 이 작품이 요조 씨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요.

그 책은 20대 초반에 읽은 책인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한 이야기가 사람한테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나이대가 있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데미안(Demian)’'같은 작품은 10대 때 읽으면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인간 실격'은 20대에 읽어서 굉장히 큰 영향을 주었지 않았나 싶어요. 그걸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당시엔 책의 주인공인 요조가 이해가 가고, 저를 굉장히 동일시한 거죠. 그래서 그 이름으로 음악을 시작하기도 했고요. 사실은 지금 너무 오래전 일이라 가물가물하긴 해요. (웃음)

 

그 책을 30대가 된 지금 읽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 읽어도 굉장히 흥미롭기는 하겠지만, 그때만큼 동일시하진 않을 것 같아요. ‘뭐 이렇게 힘들게 사냐..’라면서 어른이 애를 보듯이 봤겠죠. (웃음) 깊게 빠지진 않았을 것 같아요.



ⓒ 요조가 감명 깊게 읽었다는 소설 '인간실격'

 

소설의 주인공을 자신에게 동일시할 만큼 20대의 요조 씨는 굉장히 감성이 풍부했을 것 같아요. 20대 때의 요조 씨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저뿐만 아니라 보통 20대 시절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새삼스럽게 사람들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원래 이런 면이 있었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사춘기랑은 좀 다르게 현실적으로 혼란의 시기인 것 같아요. 저 또한 그랬었고요. 그래서 ‘인간 실격'이라는 책이 의미가 있었나 봐요.

 

초창기 시절부터 이야기하고 싶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한 게 힙합 언더그라운드에서였다고 알고 있어요.

아! 그건.. (웃음)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워낙 흑인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랩도 하고, 노래도 하고, 물론 지금도 너무 좋아하죠. (웃음) 근데 사람이 취향이 바뀌듯이, 음악적 취향도 바뀐 것 같아요. 당시에는 20대 초반에 맞는 장르와 목소리를 찾아서 그랬던 거죠. (웃음) 힙합 음악은 지금도 되게 좋아해요.

 


ⓒ 힙합 언더그라운드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한 요조의 모습

 

지금의 요조 씨를 떠올리면 랩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 가는데요?

(웃음) 따지고 보면 13년 전이잖아요. 요즘도 간혹 예전 이야기하면서 저한테 랩 해보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웃음) 근데 하고 싶어도 못하겠더라고요. 너무 옛날이야기라 저도 가물가물하고요. 근데 하긴 했었어요. (웃음)

 

요조 씨가 처음 데뷔했을 때 ‘홍대여신'이라는 독보적인 이미지가 강했어요. 당시 주위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홍대여신'이라는 타이틀로 주목을 받은 건 사실이에요. 근데 원하지 않은 반응도 많았죠. 아무래도 음악을 발표한 건데, 음악 말고 비주얼 적인 면을 계속 거론하면 제 입장에선 섭섭하잖아요. 애초에 제가 시작한 이야기도 아니었고요. 주위에선 ‘당신이 어딜 봐서 여신인가요?’ 같은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했었어요. 그게 지금도 되게 무서운 것 같아요. 5년 전에 생긴 타이틀인데 여전히 따라오고 있으니까요. 정말 무시무시한 수식어이죠.



ⓒ 요조의 정규 2집 '나의 쓸모'의 앨범 이미지 (사진 출처 - 요조 제공)

 

평소 코멘트를 자주 보시는 편인가요?

초반에는 자주 봤었는데 상처를 많이 받다 보니까, 지금은 안 보죠. 

 

악플을 봤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그냥 ‘언젠가는 또 지나가겠지, 시들해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가만히 있었던 것 같아요.

 

ⓒ 평소 악플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가수 요조

 

2008년에 발표한 정규 1집 ‘Traveler’는 앨범 재킷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요조 씨의 목 뒤에도 타투가 새겨져 있어요. ‘Traveler’는 어떤 의미였나요?

그때는 ‘Traveler’라는 부분에 꽂혀있었어요. 여행이라는 게 언젠가는 돌아가는, 혹은 돌아오는 곳인, 집이라는 곳을 전제하고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진짜 내 집은 어디엔가 있고, 지금 내가 음악 하는 건 전부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름 여행자라고 느꼈던 거죠. 한마디로 ‘나는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돌아갈 집이 어디엔가 있고, 지금 나는 음악과 여행을 하는 것이다.’라는 의미로 ‘Traveler’라고 짓게 된 거죠.

 

ⓒ 요조의 정규 1집 앨범 'Traveler' 재킷 이미지

 

정규 1집의 ‘아침 먹고 땡', ‘에구구구’ 같은 노래에서 재밌고, 귀여운 노랫말이 인상 깊었어요. 평소 작사할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요.

그때는 아무래도 28살의 느낌으로 솔직하게 가사를 썼던 것 같아요.

 

ⓒ 요조 - 에구구구 (동영상 출처 - 유투브 MBCkpop)

 

정규 2집을 발표한 지금과 비교해본다면, 어떨까요?

지금은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 것 같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달라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다쳐서 아프면 ‘아..나 너무 아파..’였는데, 지금은 ‘아! 원래 다치면 다 아픈 거지..’ 이런 느낌이죠.

 

그만큼 성숙해지셨네요?

글쎄요. 그냥 늙은 거죠. (웃음)

 

ⓒ 정규 2집을 발표하면서 한층 성숙해졌다는 가수 요조

 

최근 5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하셨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그동안 라디오 DJ도 하고, 영화도 찍고, 정규는 아니지만, 디지털 앨범도 작업했었어요. 이것저것 하면서 나름 바쁘게 지낸 것 같아요.


ⓒ 요조가 진행했던 KBS 2FM '요조의 히든트랙'

 

ⓒ 2010년에 발표한 싱글 앨범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정규 1집은 20대에 발표했다면, 정규 2집은 30대에 발표해서 마음가짐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서 긴장도 많이 되고, 욕심도 났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진 지는 모르겠는데, 되게 많이 떨었던 것 같아요.

 

ⓒ 정규 2집 앨범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중인 가수 요조

 

정규 2집 ‘나의 쓸모' 앨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앨범 타이틀과 같은 ‘나의 쓸모'라는 곡은 자고 일어나서 만든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곡의 완성은 진작에 다 했고, 앨범에 들어갈 곡을 녹음해야 하는데 저는 연주에 소질이 없으니까 전문 피아노 연주자분께 부탁했어요. 그리고 바로 녹음에 들어갔고요. 근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되게 준비가 안 된 사람한테 너무 좋은 옷을 입혀놓은 것 같은 이질감이 있는 거예요. 제가 듣기에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듣기에도 그렇고요. 그래서 “이 곡은 요조 씨가 가이드한 연주를 그대로 하고, 녹음도 요조 씨 집에서 알아서 녹음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자고 일어나자마자 노트북에 마이크 연결해서 녹음했죠. (웃음) 자고 일어나면 목소리가 잠기잖아요. 그냥 그 목소리로 바로 녹음한 거예요.

 

ⓒ 요조의 정규 2집 앨범 '나의 쓸모' 재킷 이미지

 

실제 음원에도 들어간 건가요?

네. 앨범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이 그 버전이죠.


뭔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요조 씨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재밌었죠. 정말 자고 일어나서 세수도 안 하고, 녹음한 거니까요. 사실 노래 자체는 우울한데, 저는 녹음할 때의 상황을 알고 있으니까 재밌더라고요. 또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 곡의 연주는 되게 옛날에 한 거예요. 이걸 어떻게 알았냐면, 보통 레코더에 녹음하면 기록이 남잖아요. 나중에 보니까 그게 7월 7일 7시였어요. 그럼 여름 아침인데, 왜 그날 아침에 녹음했는지 기억은 안 나더라고요. 이런 기억까지 하면 정말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은 곡이죠.

 

ⓒ 정규 2집 앨범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 중인 가수 요조

 

티저 영상도 실제로 요조 씨께서 자는 모습이 담겨있어요. 그건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앨범내기 전에 정성일 감독님께 ‘나의 쓸모' 앨범과 곡에 대해서 알려드렸어요. 그랬더니 “가사는 참 좋은데, 이걸 노래로 불렀을 때 사람들이 가사를 잘 못 들을 것 같아. 이걸 영상으로 만드는데, 대신에 목소리 넣지 말고, 가사만 띄우는 식으로 한번 해보는 건 어떠니?”라고 해주셨어요. 저도 그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서 “네! 감독님. 꼭 만들어볼게요!”하고, 바로 만들기 시작했죠. 보통 저는 아침에 기분이 우울한 편이에요. 그래서 ‘밤새 자고, 굉장히 우울한 마음으로 일어날 때까지를 찍어보자!’해서 화면을 침대 머리맡에 설치하고 촬영한 거죠.


ⓒ 가수 요조의 '나의 쓸모' 티저 영상 (동영상 출처 - 유투브 msberrysound)

 

타이틀곡 ‘화분'은 주위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이 곡의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이 곡은 ‘앨범 녹음하자!’라고 이야기된 후로 2번째에 녹음했던 곡이었어요. 근데 지금 앨범에 10곡이 들어있는데, 당시에는 2번째 곡을 녹음하고, 나머지 8곡은 들어볼 생각도 안 하고 바로 타이틀로 결정하게 된 거죠. 저도 마음에 들었고요. 보통 앨범 만들 때는 타이틀곡이 느낌으로 확 오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는 앨범 다 만들었는데도 어떤 걸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2번째 곡 녹음할 때 이미 타이틀이 결정 나버려서 어떻게 보면 편안한 마음으로 나머지 8곡을 작업했었죠.


ⓒ 가수 요조의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화분' 뮤직비디오 (동영상 출처 - 유튜브 msberrysound)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김종관, 김태용, 김지운 감독님 등 유명한 영화감독님들께서 도움을 주셨어요. 어떻게 인연이 생기셨는지 궁금해요.

이번 뮤직비디오의 연출을 맡아주신 김종관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중에 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달라고 했었죠. 이후에 가끔 연락하다가 제 앨범 작업하면서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요. 또 김태용 감독님과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남자주인공으로 섭외하는 데 성공했어요. 근데 촬영장에 감사하게도 친한 감독님들이 놀러 오셨고요. 그렇게 김지운 감독님도 알게 되었죠.

 

ⓒ 요조의 타이틀곡 '화분'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스태프들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는 어땠나요?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찍는 기분이었어요. 촬영할 때 고생도 많이 했었는데, 그만큼 재밌는 기억들도 많아서 뿌듯하기도 했었죠.

 

평소 작업 스타일이 궁금해요.

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가사를 먼저 쓰는 편이에요. 그다음에 가사에 맞게 멜로디를 만들고요. 근데 다 만들고 나면 어떻게 만들었는지 까먹게 되더라고요. 이번에도 앨범이 나왔는데 신기하게 기억이 안 나고, 다음 앨범은 어떻게 낼지 자신이 없어요. 뭔가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라서요.

 

ⓒ 평소 작업할 때 가사를 먼저 쓴다는 가수 요조

 

같은 소속사의 뮤지션분들과 만나뵈었는데요. 음악적인 목표를 묻자, 공약 아닌 공약을 걸어주셨어요. 선우정아 씨는 회사 평수를 넓혀주고 싶다고 하셨고, 옥상달빛은 사장님 집을 넓혀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웃음) 요조 씨는 어떤가요?

저희가 지금 꿈이 있어요. 그게 뭐냐면, 건물을 하나 사서 게스트 하우스를 만드는 거예요. 그럼 외국에서 놀러 온 여행자들이 묵을 수도 있고, 거기서 공연도 하고, 간단한 키친을 만들어서 커피도 주면, 생각만 해도 근사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저희끼리 자주 해요. 그래서 빨리 돈을 열심히 벌자고 하는데, 다들 돈을 못 벌고 있어서요. (웃음) 저는 지금보다 더 잘되면 건물주가 되어서 게스트 하우스를 만드는 데 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웃음)


ⓒ 큐비즘과 인터뷰했던 가수 선우정아 

 

ⓒ 큐비즘과 인터뷰했던 가수 옥상달빛

 

다들 건물 쪽으로 욕심이 많으신가 봐요. (웃음)

요즘 집값이 비싸다 보니까 그 부분이 되게 힘들긴 해요. 또 회사 식구들이 가난해서, 다들 짠 것처럼 평수이야기를 했네요. (웃음)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소속의 가수 요조와 옥상달빛 (사진 출처 - 요조 페이스북)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번에 앨범이 나왔으니까 열심히 홍보해야죠. 또 9월에는 단독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그 후에는 이것저것 재밌는 공연도 구상해서 많은 분께 제 음악을 들려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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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성숙해진 음악으로 돌아온

요조의 라이프 스타일


평소에는 무엇을 하면서 지내시나요?

최근에는 앨범이 나와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아요. 원래 잘 안 만나는 편인데, 워낙 신세도 많이 지고,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요. ‘드디어 제 앨범이 나왔습니다!’ 하고 CD를 드려야죠. 또 저녁에는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연습하기도 해요. 원래는 제가 안 어울리게 아침형 인간이었어요. 밤 10시에 자서, 아침 6시에 일어났죠. 근데 지금은 워낙 밤늦게까지 회의, 연습해서 새벽형 인간이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늦게 자서, 아침 10시쯤 일어나죠.

 

ⓒ 최근 지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가수 요조

 

앨범 내기 이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라디오 그만두고서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앨범 작업할 때도 음악은 거의 안 듣고, 책만 읽었었죠. 이상하게 음악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웃음)

 

ⓒ 평소 독서를 즐긴다는 가수 요조 (사진 출처 - 요조 트위터) 

 

최근 읽었던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어떤 건지 궁금해요.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이란 책이 있어요. 그 책이 너무 좋아서 필사도 했었거든요. 종이에 막 쓰고, 그랬었죠.

 

ⓒ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요조 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주성치 이야기예요. 워낙 주성치의 팬이라는 게 유명하시잖아요. 처음으로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예전에 비디오 가게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보통 비디오 가게에는 책장이 2단으로 되어있잖아요. 최신작이 앞에 나와 있고, 안쪽에는 옛날 작품이 있죠. 저는 아르바이트생이니까 최신작은 맨날 봐서, 나중엔 볼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안쪽에 옛날 작품을 보게 됐는데, 그게 주성치의 작품이었어요. 그렇게 하나씩 보기 시작한 거죠. 그때부터 너무 멋있어서 빠졌던 것 같아요. 혼자서 ‘왜 이렇게 멋있지?’ 하면서 웃기도 했었고요. (웃음)

 

ⓒ 요조 '슈팅스타' (동영상 출처 - 유튜브 JoanCNBLUE)

 

요조 씨가 생각하는 주성치의 매력 포인트가 궁금해요.

그분의 개그 코드가 너무 좋아요. 원래 제가 코미디언을 존경하기도 하거든요. 뜬금없지만 코미디언분들에게 영감도 많이 받고, 힘도 많이 얻죠. 특히 주성치는 개그 코드나 B급 유머를 주구장창 구사하는 매력이 있죠. 물론 외모도 너무 멋있고요.

 

ⓒ 평소 주성치의 팬으로 유명한 가수 요조

 

주성치를 위한 티셔츠도 제작하신 적이 있으세요. 그만큼 주성치의 열렬한 팬이신데, 만약 직접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이걸 예전에 연습한 적이 있었어요. (웃음) 아는 분 중에 짙은 씨의 팬클럽 친구가 중국에서 살다 왔거든요. 그 친구한테 제가 주성치한테 하고 싶은 말을 10줄 정도 써서 주고, 중국말로 번역해달라고 했죠. 그래서 한국말로 독음을 다 적어서, ‘워슈~’하면서 (웃음) 그걸 달달 외웠어요. 지금은 앨범 때문에 바빠서 시들해졌지만요. 거기에 적혀있는 내용은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언제나 당신의 영화와 당신의 삶에서 영감을 얻고 있어요. 그러니까 부디 건강하고, 아프지 마세요. 그리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내용이에요. (웃음) 

 

ⓒ 요조가 직접 제작한 주성치 티셔츠

 

영화에도 출연한 이력이 있으세요. 첫 작품인 ‘카페 느와르'는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요?

그건 정성일 감독님께서 제 공연 영상을 보고 영화에 출연해달라고 연락을 주셨어요. 근데 저는 연기 경험이 없으니까 자신이 없었는데, 그런 저에게 굉장히 믿음을 주셨죠. “요조 씨가 연기를 안 해봤기 때문에 제가 제안을 드리는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그냥 요조 씨 하던 대로, 공연처럼만 하시면 돼요.”라고요. 그래서 ‘에라~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출연하게 된 거죠.

 

ⓒ 요조가 처음으로 출연한 영화 '카페 느와르'

 

그럼, 따로 연기 연습은 안 하신 건가요?

네. 감독님께서 주문하셨어요. “요조 씨는 절대 연기 연습하지 말고, 또 대사를 자기 임의로 바꾸지 말고, 거기 나와 있는 대본을 그대로 하세요!”라고요. 그래서 대본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외웠죠. 특히 “이 대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어디서 쉴지, 어디서 크게 하고, 그거 다 요조 씨 마음이니까 대사만 완벽하게 하시면 돼요.”라는 감독님의 유일한 주문에 대사만 달달 외웠죠.

 

ⓒ 처음 영화에 출연했을 당시, 대사에 집중했다는 가수 요조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소감은 어땠나요?

저는 연기가 처음이었으니까 현장도 처음이잖아요. 프레임 바깥의 현장을 처음 겪어봐서, 제가 여기서 잘못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의 저라면, 공연을 못 하더라도 제가 욕먹으면 되는데, 거긴 현장에 계신 많은 분에게 제가 실수하는 만큼 피해를 드리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죠. 카메라에 제가 예쁘게 나와야 하고, 이런 건 전혀 안중에도 없었고요. 오로지 ‘실수하면 안 된다!’였어요.

 

ⓒ 최근 음악활동뿐만 아니라 라디오 DJ,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는 가수 요조


이후에 출연한 ‘조금만 더 가까이'라는 작품은 실제 요조 씨와도 비슷한 역할을 맡으셨어요. 그만큼 부담도 덜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부담감이 덜 했죠. 하지만 김종관 감독님은 정성일 감독님과는 정반대이셨어요. 대본을 주시고는 “이 대본에 구애받지 말고, 요조 씨가 생각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세요!”였죠. 그래서 그 점은 힘들기도 했어요.

 

ⓒ 가수 요조가 출연했던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

 

큐비즘 독자들에게 음악 추천 부탁할게요.

제 앨범이 새로 나왔으니까 제 음악 들으셔야죠? (웃음) 요즘 계속 장마였다가, 최근에서야 날이 풀렸잖아요. 진짜 날이 개니까 음악을 듣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요즘에는 더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라는 유명한 소울 밴드 음악을 자주 듣고 있어요. 독자분들도 요즘 날씨에 들으시면 굉장히 좋으실 거예요.

 

ⓒ The Stylistics 'You Make Me Feel Brand New'

 

요조에게 ‘주성치'란?

영원히 밉지 않은 존재예요. 정작 주성치는 저란 존재도 모르지만요. (웃음) 그래도 이번 앨범에도 주성치의 이름을 적어놨어요. 뭐, 저란 존재를 언젠간 알겠죠. 

 


ⓒ 요조의 정규 2집 '나의 쓸모' 앨범 이미지

 

마지막으로 큐비즘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할게요.

큐비즘 독자 여러분, 5년 만에 정규 2집 ‘나의 쓸모'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꼭 들어봐 주시고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2013년 여름을 떠올렸을 때, 같이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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