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잠언시집
2009.03.15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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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0631577_1_dajung0095.gif 류시화, 열림원

75세 노인이 쓴 산상수훈

내 굼뜬 발걸음과
떨리는 손을 이해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가 하는 말을 알아 듣기 위해
오늘 내 귀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 눈이 흐릿하고
무엇을 물어도 대답이 느리다는 것을
이해하는 자가 복이 있나니
오늘 내가 물컵을 엎질렀을 때에 그것을
별 일 아닌 걸로 여겨 준 자에게 복이 있나니

기분 좋은 얼굴로 찾아와
잠시나마 잡담을 나눠준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나더러 그 얘긴 오늘만도 두번이나 하는 것이라고
핀잔주지 않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가 사랑받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준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가 찾아갈 기력이 없을 때
내 집을 방문해 준 의사에게 복이 있나니

사랑으로 내 황혼녘의 인생을 채워주는
모든 이에게 복이 있나니
내가 아직 살아 있을 수 있도록
나를 보살펴 주는 내 가족들 모두에게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

- 그랙 맥도널드 -

난 부탁했다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 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에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나는 부자게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받은 자이다.

-뉴욕의 신체장애자 회관에 적힌 시-

성장한 아들에게

내 손은 하루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게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 마다
난 말했다.
"조금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 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갔기 때문에
한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 버렸지.
그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게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작자 미상 (엘리스 그레이 제공) -

일찍 일어나는 새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벌레를 잡어먹을 수 있을 테니까
만일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하지만 만일
당신이 벌레라면
아주 늦게 일어나야 하겠지

-쉘 실버스타인-

술통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줘
운이 좋으면
밑둥이 샐지도 몰라

-모리야센얀(일본선승,78세)

도둑에게서 배울 점

도둑에게서 다음의 일곱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는 밤늦도록까지 일한다.
그는 자신이 목표한 일을 하룻밤에 끝내지 못하면
다음 날 밤에 또 다시 도전한다.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의 모든 행동을
자기 자신의 일처럼 느낀다.
그는 적은 소득에도 목숨을 건다.
그는 아주 값진 물건도 집착하지 않고
몇푼의 돈과 바꿀 줄 안다.
그는 시련과 위기를 견뎌낸다. 그런것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기가 지금 무슨일을 하고 있는가를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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