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초등학교

이온디 2007.09.01 23:16 조회 7407 댓글 1
목록 글쓰기

어느 날 길을 걸었다.

동네 길이었는데.. 한 길로 계속 그 길을 따라가다보니

내가 이렇게 크지 않았을 때 다니던 초등학교 표지판이 보였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올라갔다.

자세히 보기




영화 초등학교.
내가 8살 때부터 14살이 될 때까지 다녔던 학교.



구름 사다리?! 입구에 들어서자 보이는 철 구조물. 이제는 이름을 잊어버렸다.
어릴 적엔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구조물이 아닌 그냥 놀이 기구였을텐데 말이다.



입구에 서서 내가 올라온 길을 돌아보았다.
영화문구사. 한창 어린 아이였을 때 장난감 자동차, 비행기 프라모델을 사서 조립하고
가지고 놀았던 옛 기억이 났다. 오뎅이며 떡볶이며 군것질도 하고 문구사 앞에 쪼그려 앉아
오락도 하고 뽑기도 하고, 전과도 사갔던 기억이 난다. 맞은 편 문구사에 애들이 북적대면
이 곳에 와서 챙겨오지 못한 준비물을 사갔던 기억도.. 풀이며 가위, 지우개 등.



우리 문구사.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계시겠지?
주인 아저씨가 좋아보여서 또 문구사도 맞은 편보다 깨끗해보여서 이 곳에서 주로 문구를 사갔었다.
문방구지만 옛날 국민학교 앞 문방구엔 군것질거리가 문방구의 앞 마당이며 뒷마당이며 안 쪽이며
모두 꽉꽉 채워져있었다. 거기다 애들까지 복작복작대면 이 손이 누구 손인지 분간도 힘들다.
그래서 그 어릴 때도 못된 손 버릇을 가진 아이들이 있어 주인 아저씨의 눈을 피해 지우개며 연필,
군것질거리들을 슬적했었다는 기억도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주인 아저씨도 누가 가져갔는지
어림잡아 대강 다 아는 눈치였을 것 같다. 나이가 든 뒤, 키가 크고 어릴 적의 모습이 자취를 감춘
지금 생각해보면 거짓말이란 쉽게 들통이 나게 마련이거든.

그래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잃어버린 것은 주인 아저씨가 이백원짜리 지우개가 아니라
어린 시절 우리들의 순수했던 동심이 아니었을까? 그 때 우리는 우리의 동심을 잃어버리고도 몰랐을 걸.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우측 편에 모래사장이 있다.
우리 학교에는 씨름부도 없었는데. :p
학교가 파하면 저 곳에선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르르 둘러모여 싸움을 구경하던 기억도..



학교 정문에서부터 보이던 '꿈을 펼쳐라' 돌무더기;
언제부터 있었던 걸까.
운동장 가운데 떡하니 버텨있어 학교 건물 정경을 막고 있었다.



학교 운동장엔 노란색 버스도 생겨나 있었다. 그 때도 있었을까?
유치원생 전용인가?



운동장은 그대로였다. 내가 다니던 그 예전부터 있었던 농구 골대, 운동장 스탠드.
내가 다닐 때는 가끔 페인트도 칠해서 저렇게 보기 흉하지는 않았었는데
저 스탠드 때문에 학교가 폐교같아 보였다.



조금더 가까이 가보자. 그리고 이 스탠드를 올라가보자. 그 때의 기분으로~



스탠드 바로 위에는 '공부하는 어린이' 동상이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졸업사진엔 저 곳에서 같이 사진 찍었던 친구들과의 추억도 사려있다.
그 때 나는 이 동상이 무서웠다. 동상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살인마 같다고나 할까..-_-;
언제 내 등 뒤에서 칼을 뽑아들지 모른다는 상상을 했던 걸까.
숨바꼭질도 저 뒤에서 했었다. 저 동상 뒤에 숨어있던 아이를 찾기도 했었고
내가 그 뒤에 숨기도 했었고, 그 뒤에 숨어있던 아이들 숨겨주기도 했었고. ^_^



이제 길로 가보자; 우리는 이 넓은 길이 있음에도 종종 등교할 때나 하교할 때나 이 길담을 타고 다녔었다.
저 끝까지 떨어지지 않고 걸어가기. 라는 모토였을까나.
그 당시로는 내 발도 내 몸도 작아서 저 쯤은 식은 죽 먹기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될까?
잘 걸어갈 수 있으려나.



아이들 아침 운동장 조회 시간이 끝나면 이 길로 올라왔었다.
물론 소풍을 갈 때도 아이들은 줄을 맞춰서 이 넓은 길로 내려갔었고.



길을 죽 따라올라가다보면 옛날 공터 자리엔 '김유신 장군상'이 있다.
한 친구가 그랬다. 밤 12시가 되면 저 김유신 동상의 손가락이 비스듬하게 움직인다고.
아이들의 상상이 그렇다.



장군상 옆에 있던 놀이터. 옛날엔 이 곳은 빈 공터였는데 언제부터 생겨난지 모르는 놀이터가 들어서 있었다.
이 곳에서 어릴 적, 아이들과 야구도 같이 하고 잡초도 뽑았다.
과연 어떤 선생님이 그 어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초를 뽑아라고 시켰던 것일까;;
이 곳은 옛날엔 한 쪽엔 공터, 한 쪽엔 잔디가 깔려져 있고 기상을 알 수 있는 풍향계라던가 온도계, 측우기 같은 게 있었었다.



놀이터 옆 작은 연못.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아마 졸업이 가까올 즈음 이 연못이 생겨났었던 것 같다.
비가 오면 저 작은 연못도 흙탕물로 더러웠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땐 없었나??;; 하여간 지금처럼 이렇게 꾸며진 연못은 아니었다.
저 연못을 뛰어넘는 내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면 옛날에도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다.
후에 공사를 해서 연못을 넓히고 돌을 깔고 수초도 심어놓은 건가보다.



저 연못 바로 담 위에는 어릴 적 우리들이 개구멍으로 알고 아이들 술래잡기 놀이를 할 때면
이 구멍으로 그 작은 몸을 쏭 집어넣고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 곳을 올라가면 1층은 유치원 건물. 그리고 2층엔 2학년 때 우리 반도 나온다.



저 곳에서 우리는 뛰어내리기도 했었다. 뛰어내리고 나면 발이 움찔!;;
그 다음부턴 스스로 몸 조심해서 안 했다.;



저 건물 우측편엔 숲길로 가는 계단도 있었다.
좌측엔 2학년 때 우리반, 우측엔 식당. 이 식당은 옛날에 내가 1학년 때 우리 반이었다.
시멘트 복도에 한 쪽 벽면엔 실내화랑 운동화를 교대로 꺼내쓸 수 있는 신발장 있었다.
차가운 시멘트 복도라 여름엔 참 시원했다.



좌측엔 식당, 우측엔 2학년 때 우리 반. 비가 오면 저 처마 밑에서 잠깐 기다렸다가
다다닥 뛰어내려갔었던 기억이 난다.



계단 밑은 역시 숨바꼭질할 때 장소.



이 복도를 올라가면 2학년 때 무서운 담임 선생님이 계실 것 같다.
그 때도 나이가 참 드신 여 선생님이셨는데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계실 것 같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려면 건물 밖으로 나와서 이 길로 내려가야했다.
1층이 유치원반이라 굳이 내려갈 일도 없었지만 운동장에 갔다가 올라올 때는 주로 이 계단을 이용했다.



급식을 기다렸던 길.



급식소. 나는 이 급식소 보다 옛날 1학년 때 추억의 우리 반이 더 보고싶다.



축구를 하고 건물 뒤 이 곳에 누가 더 빨리 와서 이 수도 하나를 차지하느냐가 그 때의 관건.
너무 목이 말라서 마시기도 했다.



옛날에도 있었겠지?



아이들 자연체험학습장인가?;; 안 보이던 사육장이 보였다.
동물 냄새, 똥 냄새. 토끼도 있고 집오리도 있고 닭도 있고 새도 보였다. 또 식물도 키우는가보다.





향수에 젖게 만드는 어릴 적 내가 안던 작은 의자. 지금은 몸에 맞지도 않고, 의자는 시간에 삭아있었다.



리어카. 그 때도 있었다. 저 위에 앉아서 달리는 게 너무 재밌었다.





옛날엔 죽 공터라 술래잡기도 하면 어디 부딪힐 염려도 없이 쌩 달렸었는데
지금은 저렇게 창고가 하나 들어서 있었다.



학교 운동장 우측편으로 식당까지 올라가는 길. 옆엔 나무가 우거져 있는데
그 땐 개구멍이 많아서 하교 할 땐 이 개구멍으로도 종종 다녔다.
아이들이 하도 다니고 하니 나중엔 개구멍을 가시숲으로 만들어놓더라. :-(





소각장. 철마다 메뚜기를 잡았었다. 그 땐 갈색 메뚜기가 신기했었다.
맨날 푸른색 메뚜기만 보다가 쓰레기장의 더러운 색을 보호색으로 한 메뚜기가 그 땐 더러워보였다.







학교 건물 뒷쪽의 작은 숲길. 산기슭에 붙은 여중학교로 가는 길이었다.



아! 개구멍.



교무실 앞.



조례대?라고 부르는 건가..그 곳으로 내려가는 높은 계단



그 때도 항상 저 위엔 공이 있었고 누군가가 그 공을 가지러 가기 위해 저 곳에 올라가야만 했다.





자연 시간에 배우던 광합성. 지금도 아이들은 이렇게 배우는가보다.







저 타이어 위를 통통 걸어다니던 기억도.

(8장)

팔~공산 영을 넘어 지~은 주~남벌~
파란피(?) 누런 들~에 뿌리 내렸네
싱~싱한 푸른 꿈을 크게 그~리~며~
피고 피고 또 피는 무궁화라네
잡은 손 놓지 말고 뭉쳐나가자 온~누리에 새 빛이다~
우~리 영화교~

(2장)

옛날에도 리코더며 실내화라든지 그런 게 있었다. 지금도 똑같구나. -.-;
템버린, 실내화



복도를 따라 갔었다. 삐그덕~ 삐그덕.



사는데 지쳐서 서른이 되기 전, 잊고 살았던 옛날 이야기가 되살아나
가끔 편지 쓰던 친구들, 아직 연락하니?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
낫익은 음악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이 노래를 알고 있던 소중한 내 친구는
내 일기처럼 내 마음을 다 알고 있을까? 내게 꿈을 주던 그 때 친구들.
매일이 나를 조여와서 숨막힐 것 같던 하루. 간절히 원하던
어느 덧 우리들 나이가 서른이 되어가고, 이뤄놓은 것도 하나도 없을 때에도
지금까지 걸어온 우리 삶의 길을 되돌아보며 그래도 그 안에 사랑이 보이면 기분 좋은 일 아니겠니.
환한 세상. 다시 한 번 더 발을 내딛여봐야지. 후회하지 말고. 아름답게~ ㅋㅋㅋ


 

​​​​​​​

댓글 1

이온디2025.02.14 10:56
티스토리 사진들이 다 링크가 깨져있었다. 2007년, 그 때만 해도 그 유년시절의 기억이 남아있었나보다. 기억이란 소멸되니깐. #사진 #기억 #추억 #기록쟁이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