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e와 싸이월드가 가장 잘나가던 당시 시절 SK 그룹 내에서 인터넷을 총괄하는 SK컴즈는 그래도 특별한 경쟁 없이 자신들의 우위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싸이월드 이후를 고민하며 싸이 Home 2를 론칭 할 당시 그들이 쏟아 부었던 마케팅 비용을 생각한다면 그룹 내에서도 일정 부분 발언권을 가진 기업으로 볼 수 있었다. (그래봐야 그룹내에서 명함도 내밀기 힘든 자회사 였지만 말이다)
우선 좀 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싸이홈 론칭 당시를 생각해보면 싸이월드가 끝물시점이라고 결과적으론 판단해야 겠지만,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주던 시기가 확실하다. 기자들이 싸이월드 홍보 담당자와 전화 통화등에서 도토리 좀 달라고 때썼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면 그때까지만해도 싸이월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서비스 였던 것은 확실했다.
또, 싸이월드의 미니홈의 한계와 블로그 시장의 급성장을 지켜보는 그들에겐 어떻게든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들이 꺼내든 것은 싸이월드의 또다른 버전으로 블로그 버전으로 볼 수 있는 싸이홈은 그런 전환기에 그들이 꺼내든 카드였다.
업계에서 듣기로 당시 이를 홍보하기 위해서 들인 돈이 어마어마 하다고 들었던 것 같다. 유명 광고 회사들이 붙었고, 싸이월드의 성공 시점이란 점과 이 회사들의 돈벌기 위한 뻥튀기가 더해져 규모가 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길거리 패스티벌과 다양한 광고 및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치곤 성과가 전혀 없었다.
차라리 돈안 들이고 자체 사이트 광고를 진행하는 것보도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쫄딱 망했고.. 블로그에 치이며 조금씩 시장을 잃더니 2010년 모바일 시장이 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바일 소셜과 서구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급격시 시장에서 밀리게 되는데, SK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상황을 몇가지 진단해 보려고 한다.
SK 컴즈의 도태의 이유?
아무래도 외부적인 시작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첫번째 이유는 성공에 도취됬다는 점일 거다. 처음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수익모델을 만들었고 나름 해외에 소개 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스스로 최고라는 망각에 빠졌다는 점이다.
그들 스스로 인정하듯, 해외 진출시 싸이월드는 각각의 별도 서비스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시장의 싸이 유저가 대만 시장의 싸이 유저와 교류하기 위해선 대만 시장의 싸이월드에 별도로 가입해야 했던 것이다. 현재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서비스들은 전세계 시장의 이용자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교류 할 수 있는데 반해 치명적인 약점이었고, 최근 해외 시장 진출을 이야기하며 그들도 이 접근이 큰 패착을 가져왔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결국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자만심 + 비전 제시가 불가능한 오너쉽 + 구조화되고 상향식 조직화 된 SK컴즈의 조직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실패는 하나의 큰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만 그 요인이 이렇게 잘나가던 서비스를 몰락 시킬땐 조직 및 모든 구성원이 문제를 앉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고 남이 잘하는 것을 따라하거나 현재 잘나가는 것을 쫒았다는 점이다. 네이트와 싸이월드 서비스중 어떤 서비스가 신선함을 가져다 줄까? 최근 론칭한 모바일 싸이월드 조차도 특색이 없다. 네이트온의 성공은 무료 문자 제공을 감행한 SKT를 가진 SK의 힘이지 결고 기획이나 아이디어의 힘이 아니다.
그것도 실력이라고 포장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근본적인 성공의 이유가 아니다. 그나마 SK 컴즈가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앱스토어인데, 해킹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급격히 추락한 것이 아쉽지만, 자신들이 가진 모바일 플랫폼의 장점과 태생적 생리를 잘 활용하지 못했던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란 생각이다.
경영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바일 시대가 도래 했을 당시 네이트온의 모바일화가 늦어진점, 추후 론칭한 네이트온이 2개 버전으로 만들어져 사용자 혼란을 부추긴점.. 등 여러면에서 다양한 실패 요인들이 지금의 sk 컴즈를 만들었다.
SK컴즈는 왜? 버려진 카드가 됬나?
최근 SK 그룹에서는 모바일 관련 사업에 있어서 SK 플랫폼을 밀어주는 분위기다. SK 컴즈는 자금난으로 자신들의 사옥을 SK 플랫폼에 매각한다는 발표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마디로 버려지는 카드로 보는게 맞다.
문제는 SK 플랫폼 역시 SK 컴즈와 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그들 스스로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 및 모바일 전문 회사들의 특징은 수평 구조화되고 특정한 조직 없이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빠르게 새로운 것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형태의조직에도 문제점은 있다.
하지만, SK 같은 조직들은 수직 구조화 된 조직이며.. 임원 인사도 능력이나 실력이 아니라 SK 그룹 차원에 코드 인사가 대부분이다. (지인들을 통해 그렇게 스터디하고 있음)
싸이월드를 인수했다고 치자? SK 출신의 임원은 보텅 SKT 출신들이 많은데 이들이 하는 짓은 비전, 목표 이런건 없는듯 하다. 그저 성과와 결과다. 당장 투자한 돈 대비해서 유저, 트래픽, 수익 측면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지를 생각한다. 멀리 볼 것도 없고 최대한 성과를 만드는게 그들의 지상과제다.
SK 컴즈가 급격히 추락하는 시점을 보면 SK 그룹 출신의 임원들이 본격적으로 SK컴즈를 장악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실적 중심으로 조직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엠파스와 싸이월드를 인수하며 내부에 쌓아둔 창의적 인재들이 점차 관료화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소니, 노키아가 걸었던 그런 지독한 관료화의 그림자를 SK컴즈가 만들었는지 모른다.
SK 그룹도 최고 임원진 고나점에서 보면 SK 컴즈는 워낙 비중이 없는 회사라 망하면 다른 새로운 조직을 만들면 된다는 마인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SK컴즈가 버려진 것은 모바일 대응의 실패로 적자를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는 상황 여기에 Nate 조직의 일부는 SKT, 온라인 조직은 SK컴즈가 갖는 구조적 모순등으로 새로운 모바일 전담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 SK 플랫폼을 만들어 그들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된것이다. 한마디로 더이상 존속 가능성이 없기에 버려진 것이다.
SK플랫폼은 괜찮을까?
틱톡을 인수하고,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합병하고 있다. 규모와 기술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문제는 SK 플랫폼도 구조적으론 SK컴즈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창 잘나가던 틱톡의 이름은 지금 사라졌다. 성장 가능성 높은 서비스를 인수하고 방치한 결과인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고착화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SK 플랫폼이 SK컴즈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면 계열 분리를 통해서 스스로 자생력을 갖춘 회사가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들이 가능한 인재들을 임원으로 승진 시켜야 한다. SKT 출신의 임원들 처럼 돈 얼마 들어가면 얼마가 나와? 돈 얼마 들어가면 회원이나 트래픽이 얼마나 생겨와 같은 실적 중심 임원은 이런 사업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을 뽑을땐 기업의 혁신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이야기로 사람을 현혹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일을 해보면, 경쟁사는 이거 만드는데 너희는 못만들어.. 우리가 100억 투자했는데.. 왜? 제들처럼 못해라는 말도 안되는 놀리를 펼치고 있다.
검색을 예로보자? 네이버는 검색 기술이 많이 떨어진다고 욕먹지만, 내부적으로 검색 인력만 1000면이 넘는다. 여기에 다양한 지원과 교육등은 물론 시스템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어마어마 할 것이다. 네이트의 검색 엔진을 담당하는 조직에 대입해 보면.. 네이버와 비교도 안된것이다. 같은 비용을 투자해도 선행 기술과 노하우를 쌓아간 네이버를 따라가기 힘들텐데.. 임원이 투자한 만큼 성과를 만들라는 내부 압박을 한다면 어떨까?
100원 투자해서 1000원 이득을 남기라는 봉이 김선달식 논리를 SK 자회사에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SK 플랫폼이 성공적이길 원한다면, 각 조직에 일정한 비용과 인원을 자유롭게 구성하고 계획할 수 있는 권한과 이를 통해 비전을 잘 버무려 갈 수 있는 관리자와 임원 인사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SK 자회사들의 실패는 계속 될 것 같다?
SK 자회사.. 특히 온라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조직들의 조직원들과 이야기해 보면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성과와 실적만으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는 환경, 전문성 떨어지는 임원들의 전진배치는 마치 벽과 대화하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하고 진취적인 직원들의 기마저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 컴즈 같은 인터넷 서비스 자회사에 SKT나 SK 브로드밴드 출신의 임원이 오면 항상 가입자당 매출등을 이야기하게 된다.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오픈소스 전담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그건 얼마나 들어? 그거 하면 가입자는 얼마나 늘릴 수 있어? 이런식으로 이야기된다고 한다.
설사 이런 내용을 잘 설득해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왜? 개발 시간이 오래걸리냐느니? 개발 인력이 왜? 많이 들어간다느니 하는 답답한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이 되는 것은 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근본적 이유와 함께.. 임원들이 모두 단기 성과와 실적에 압박 받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이는 어떻게 보면 SK 그룹 전체의 문제일 수 있는데, SK 자회사들의 몰락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임원 인사에 있어서 코드 인사를 배제하고 전문 인사를 해야 하는 것과 함께, 임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장기과제와 단기 과제를 성공 시키는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관리자로 있을때의 조직 운영론과 임원으로 있을때의 조직 운영론은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점을 먼저 인식하고 내부 인재 교육에 1차적인 투자가 선행되고, 조직 특성을 그룹 문화나 특성이 아니라 서비스 성격에 맞게 규정하고 각 조직에 맞는 경영적 접근이 선행되지 않고선 SK 자회사들은 어쩌면 SK컴즈 몰락의 사례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경험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