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들어보셨나요?

이온디
2009년 01월 07일

라이프로그 당신 인생을 저장한다

 


일러스트 이민혜(제1회 M25 일러스트 공모전 우수상 수상자)


‘인간은 망각(忘却)하는 존재’라고 했지만, 적어도 디지털 사회에는 이 말의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망각해서는 안 되는 정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로그(Life Log)’는 이처럼 ‘망각을 두려워하는 디지털 욕망’과 ‘기록의 시대’가 낳은 최고의 걸작이다. 라이프로그는 망각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다. 인생을 백업할 수 있는 개인용 ‘블랙박스’와 같다. 글, 사진, 동영상 등 어떤 형태이든 자신의 삶을 기록해 검색용 보조기억장치로 활용하고, 타인과 의사소통에도 적극 활용한다. ‘블로깅’이나 ‘미니홈피’도 모두 능동적인 라이프로그의 초기 형태다. 라이프로그는 미래의 새 문화코드를 넘어 심각한 사회 현상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루에도 수백 번씩 기록당한다. 사소한 행동까지 모두 ‘정보기록’이라는 명목으로 치밀하게 저장된다. 서울 시민이 하루 동안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는 수가 140여 회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교통카드, 신용카드, 그리고 휴대폰 위치추적서비스 세 가지 기록만 있으면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삶의 패턴을 손바닥 안에서 파악할 수 있다. 경찰들은 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용의자 컴퓨터의 즐겨찾기나 웹 브라우저 쿠키 정보 등을 반드시 확인한다. 많은 네티즌  수사대들은 ‘싸이월드’에서 화제의 인물이 운영하는 미니홈피 주소를 찾아 뒷조사한다. 심지어 구글에서 ‘닉네임’으로만 검색해도 당사자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역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라이프로그 시대에는 개인의 디지털 족적이 마구잡이로 노출되면서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특히 개인의 라이프로그 데이터가 잘못 유출되면, 프라이버시에 치명적일 수 있는 병력(病歷)이나 이력(履歷), 가족력(家族歷) 등이 끝없이 떠돌 수 있다.  

글 서명덕(조선일보 기자)



나도 몰랐던 라이프로그들


교통카드, 신용카드
대중교통 승하차 시각, 승하차 역 기록, 빈도 등이 기록됨. 신용카드 결제로 이뤄지는 모든 대금 결제 행위까지 기록됨.

휴대폰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이미 미래의 휴대폰은 ‘라이프 리코더’가 될 것이라고 예견.

개인용 컴퓨터, 웹사이트

웹사이트 사용 이력이 캐시·쿠키로 남음. 구글의 경우 개인용 계정에 과거 검색 기록을 별도 저장

멀티미디어 기기
애플 아이폰에는 이미 GPS, 조도, 근접, 가속도 센서 등이 내장. 무심코 휴대한 기기 속에 예상치 못한 개인 정보가 기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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