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만의 호사품 ‘시가와 셰이빙폼’
2009.03.09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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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4

출처 : 한국경제

 

모 냉장고 TV광고의 카피가 몇 년째 ‘여자라서 행복해요’인 것을 보면 확실히 요즘은 여성들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있다. 지금의 한국여성들은 확실히 한국남성들보다 세련됐으며 할리우드 패션을 이해하며 케이블TV도 즐길 줄 안다. 적어도 잡지 같은 매체를 통해서 올 가을 무슨 색을 입어야 촌스럽지 않다는 사실쯤은 대부분 정확히 알고 있다. 반면 한국남성들은 일에 지쳐, 사람에 지쳐, 그리고 돌볼 가족에 지쳐 자기를 즐기는 이들이 여성들에 비해 적은 듯하다. 그리고 문화적 배경 때문인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소극적으로 멋을 낸다. 그래서 남자들만이 즐길 수 있는 생활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 겨우 소주 한잔 또는 사우나 정도다. 남녀 생활 놀이 문화의 판도, 적어도 ‘멋내기’ 면에서는 남자들의 KO패다. 어찌 만회를 해야 할지….

누구나 자기가 갖지 못하는,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나 허영이 내면 깊은 곳에 있기 마련이다. 남자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부를 동경하며 뚱뚱한 이들은 멋진 몸매를 가진 이들에 대해 그런 마음을 갖기도 하며 남성은 여성에게 반대로 여성은 남성에게 근사한 판타지를 아주 많이 갖고 있다. 남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한 여자의 메이크업을 보며 그것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 얻은 결과인지 결코 예상치 못한다. 완벽하게 꾸며진 여자를 보면서 집에서도 그녀가 완벽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경향이 있으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어도 절대 그럴 리 없을 것이라 믿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하다. 다소 변태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필자의 지인 중 어떤 이는 여자의 스타킹에 대해 굉장한 환상을 갖고 있는데 본인에게는 스타킹이란 아이템이 너무나도 섹시하다는 것이다. 본인이 하지 못하기에 더욱 여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닌 특권에 그는 열광하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어렸을 때 누나 몰래 스타킹을 신어보기까지 했다고 엽기적인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여자들만의 호사에 대해 남자들은 환상을 품고 있는데 과연 여자들도 부러워할 만한 남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란 이 시대에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삶의 질은 돈 아닌 아이디어’에서


 

필자는 돈이 아주 많이 드는 쪽보다 ‘이미지 가치’가 더 높은, 그러면서도 주머니 부담이 덜한 남자만의 호사에 대해 어렵사리 몇가지를 생각해 내는 데 성공했다. 먼저 어린 시절 어떤 영화에서 갱으로 나오는 남자배우가 시가를 피우는 장면을 보면서 시가에 대한 남성적인 환상을 갖기 시작한 필자는 고독한 눈빛으로 연기를 내뿜는 그 모습이야말로 남자만이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행위라 믿게 됐다. 그래서 ‘시가’를 남자만의 제일의 호사로 제안하고 싶다. 몇 년 전 쿠바에 촬영차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시가가 생활화돼 있어서 시가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물론 시가를 피우는 여유와 사색의 순간을 배우게 됐으며 이 순간의 유희를 남자들이 즐겨보라고 말하고 싶다. 참고로 필자는 비흡연자이나 시가는 가끔 즐긴다. 시가는 입담배식으로 겉으로만 피우는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며 디저트 전후해 남자들만의 시간을 갖기에 아주 훌륭하고도 세련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는 단순히 담배를 피우는 것과는 달리 보관부터 정성스럽게 온도와 습도를 맞춰야 하며 커팅도 정갈히 해야 하고 불 또한 제대로 쉽지 않게 붙여야만 하는 까다로운 격식도 필요하니 그 과정이 꽤 멋스럽다. 시가를 피우면서 가장 유의할 점은 필터담배를 피우듯이 급히 피우지 말 것이며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는 것이다. 입술을 동그랗게 하고 입 안 가득히 시가의 연기를 빨아들여 혀로 담배의 맛을 느끼고 향기를 즐겨야 한다. 보통 시가를 3분의 2 정도 태우면 연기가 뜨거워지면서 맛이 너무 강해져 거칠고 불쾌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일부러 비벼 끄지 말고 가만히 재떨이에 올려놓고 저절로 불이 꺼지기를 기다린다. 시가의 종류는 와인처럼 매우 방대하다.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우나 ‘와인 하면 프랑스’식으로 시가 하면 쿠바산이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쿠바의 하바나 시가 브랜드만 해도 36가지가 넘으며 100가지가 넘는 모양과 사이즈가 존재한다. 시가의 길이는 시간 또는 분위기를 선별하는 기준이 되며 두툼한 굵기는 더욱 강한 시가를 의미한다. 독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굳이 특정 브랜드를 추천하면 하바나 시가의 대명사 ‘로미오 이 줄리에타’, 최근 지노 다비도프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정판 시가를 내놓은 바 있어 흥미로운 ‘다비도프’, 맛과 향의 조화가 뛰어나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몬테크리스토’ 등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사이즈가 작은 미니 시가를 브랜드에 상관없이 권하고 싶다.


 

시가 외에 남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일상 속의 특별함은 또 무엇이 있을까. 여자는 못하는데 남자만 하는 것, 바로 면도다. 필자는 아는 여동생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도중 이에 대한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녀는 외모와 상관없이 남자들의 면도 행위 자체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는 것이었다. 앞서 언급한 스타킹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남성처럼 그녀도 다른 성(性)에 대한 센슈얼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매번 번거롭고 더러 고통스럽기도 하며 심지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면도의 아픈 이면을 과연 알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면도는 여성이 화장하는 수고와도 맞먹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남성들의 면도에 대한 멋진 판타지를 깨지 않기 위해서 이제부터 멋진 그루밍(남성의 외모관리를 일컫는 말)에 대한 몇가지 정보를 주고자 한다.


 

대다수 남성의 경우 시간에 쫓겨 전기면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숙련된 전문가가 해주는 것처럼 부드러운 솔에 셰이빙크림을 듬뿍 묻혀 수동면도를 하는 호사를 떨어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어릴 적 할아버지가 항상 정성스럽게 면도 준비를 하시는 것을 보며 어른들만의 성스러운 고유영역에 나는 언제나 끼어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수동면도의 이점은 면도기가 피부와 밀착이 잘돼 깨끗하게 면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주의할 것은 반드시 털이 난 방향을 거슬러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저항력이 커져 각질층이 깎여 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동면도를 할 때는 절대로 비누거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비누거품을 사용하게 되면 면도날이 미끄러져 상처가 나기 쉽고 면도 후 피부가 건조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습성분과 윤활성분이 충분히 포함돼 있는 셰이빙폼을 사용해야 피부보호는 물론 면도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필자는 뷰티제품에 특히 관심이 많아 그간 다양한 셰이빙 제품들을 사용해 봤다. 그중에서 셰이빙크림을 몇가지 추천하니 필요에 맞게 취사선택해 경험해 보길 권한다.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그루밍 제품 중 하나가 바로 키엘의 ‘얼티밋 브러시리스(Ultimate Brushless) 셰이브 크림’인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유달리 민감한 피부의 필자도 이 제품은 안심하고 사용하는데 면도 후에도 피부를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주는 점에서 이 제품을 최고로 꼽고 싶다. 더바디샵에서도 비타민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보습효과는 물론 편안하고 자극 없는 면도를 도와주는 셰이빙크림을 선보이고 있다. 더바디샵의 ‘포 맨 쉐이브 크림’은 훌륭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져 셰이빙크림을 처음 접하는 남성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바이다. 크리니크의 ‘SSFM 크림’은 면도 전 수염을 부드럽게 만들고 면도날에 베일 위험을 줄여줘 민감한 피부에도 적합하다. 특히 면도 전에 무언가를 한다는 점에서 남성 그루밍의 새로운 시각을 반영한 제품인 것 같아 이 점이 필자의 흥미를 끌었다.


 

시가와 셰이빙크림, 이렇게 상반된(하나는 몸에 좋고 다른 하나는 몸에 적당히 나쁜) 두 가지 아이템을 남자들만의 호사로(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라는 단서하에) 등장시키고 보니 좀더 지면이 할애되고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10가지 정도는 더 찾아 정보를 줄 수도 있을 듯하다. 하루에 자기에게 30분만 투자해서 눈을 크게 뜬다면 자신을 기쁘게 해줄, 그래서 남자를 더욱 멋지게 해줄 방법들이 즐비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남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 찾기에 적극 동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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