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은 꼭 드라마나 영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노래에서도 히트곡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2탄 노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활동중인 쥬얼리S의 미니앨범 ‘니가 더 좋아’, 신인 소리의 ‘입술이 정말’ 등은 2탄 노래의 대표곡. ‘2탄 노래’란 기존 곡과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의 곡으로, 원곡과 제목, 멜로디, 노랫말, 곡 분위기 등이 전체적으로 닮아 있다.

여성 4인조 쥬얼리의 하주연, 김은정이 구성한 서브 유니트 ‘쥬얼리 S’의 미니앨범 수록곡 ‘니가 더 좋아’. 

바로 그녀들의 원그룹인 쥬얼리의 히트곡 ‘니가 참 좋아’의 2탄이다. ‘니가 더 좋아’는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내용으로 ‘난 니가 더 좋아/넌 정말 멋져’ 등 노랫말이 ‘니가 참 좋아’와 흡사하다. 

쥬얼리S는 “우리가 팀에 합류하기 전에 발표된 곡이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이고 ‘니가 참 좋아’을 이을 수 있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신인 소리는 방시혁 프로듀서의 ‘입술’ 시리즈 노래의 하나인 ‘입술이 정말’로 데뷔했다. ‘입술이 정말’은 백지영이 부른 ‘입술을 주고’의 2탄이다. 

백지영의 ‘입술을 주고’가 친구의 남자에게 입술을 뺏기고 위험한 감정 줄타기를 하는 내용이라면 ‘입술이 정말’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너무 예쁜 입술 때문에 남자들과 자꾸 사고(?)가 일어난다는 도발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지영의 후속곡 ‘입술을 주고’가 각종 음원 차트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입술이 정말’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소리의 섹시한 입술을 보고 입술을 주제로 ‘입술’시리즈를 기획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 “히트곡 연장선상 일단 홍보 걱정 안해” 

거슬러 올라가면 히트곡의 인기를 잇는 이런 ‘2탄 노래’는 전에도 있었다. 

변진섭의 노래 ‘희망사항’은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란 가사로 종전의 히트를 치자, 노영심이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또 신인수가 부른 ‘장미의 미소’는 이상우가 부른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의 2탄으로 만들어진 노래다. 

이처럼 히트곡의 멜로디나 리듬, 메시지를 잇는 노래들이 등장하는 것은 시장에서 실패할 확률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 

한 가요관계자는 “이미 히트한 곡의 연장선상의 노래를 선보이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친숙한 멜로디의 곡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요관계자도 “요즘처럼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낯선 신인의 노래는 새로운 것을 또 다시 익혀야 하는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2탄 노래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보완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대해 가요계에서는 걱정스런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음반 기획사 관계자는 “2탄 노래는 보통 장사 잘 된 노래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만든 곡이기 때문에 다른 곡에 비해 창작성이 떨어진다. 히트곡을 이렇게 본따 재탄생시키는 일이 반복되면 어디선가 들었던 비슷한 노래만 넘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 백지영 “도전정신없이 2탄곡” 자책도 

실제로 가수 백지영은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전 앨범 수록곡 ‘사랑 하나면 돼’는 이 전 히트곡인 ‘사랑 안 해’의 연장선이었다”며 “‘그냥 사람들이 원하는 걸 불러야지’하는 마음으로 도전정신 없이 묻어가려 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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