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석종훈 www.daum.net)의 꿈이 영글었다. 2003년 이후 네이버 검색서비스에 빼앗긴 업계 1위를 다시 찾는 꿈이다.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서비스 전략을 통해서가 아니다. 바로 검색 기술을 통한 정면 승부다. 전진 기지는 제주도에 있는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GMC)’다.
제주 다음 GMC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80여명. 다음 전체 직원의 약 20%에 달한다. 이 중 8명의 핵심 개발자들이 웹검색개발팀을 구성했다. 이들을 통해 최근 다음이 선보인 웹검색 서비스(ws.daum.net)와 UCC검색 서비스가 나왔다. 웹상의 웹문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관 데이터를 끄집어내는 데이터마이닝 작업을 이 팀이 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가 뭔지, 특정 데이터를 만들려면 검색엔진 개발 부문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다음 검색기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워낙 높아 제주의 다음GMC를 직접 찾았다. 제주시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다 제주대학교에 도착하기 전 한적한 곳에 자리잡았다.
“검색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랭킹으로 구글의 페이지랭크도 구글이 서비스를 시작한 8∼9년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위대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블로그나 카페, 지역정보 뉴스 등을 페이지랭크로 구현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다음의 최대 강점인 카페에 축적된 콘텐츠가 30억건에 달하는데 이를 랭킹과 웹검색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검색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블로그나 카페의 콘텐츠와 UCC는 페이지랭크가 기본 개념으로 잡고 있는 링크가 없어 페이지랭크를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동욱 다음 웹검색개발팀장의 설명이다.개발자답지 않게 술술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지난해부터 검색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다음의 그간 노력의 흔적이 묻어났다. 실제로 다음이 자체 기술로 선보인 웹검색과 UCC 검색의 검색 퀄리티는 다음의 통합검색은 물론 경쟁사업자인 네이버의 그것보다도 우수하다는게 자체 평가다.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딱맞는 웹문서를 찾아준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나 다음의 통합검색창에 ‘가야’라는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대다수의 사용자가 원하는 고대 왕국 ‘가야’에 대한 정보보다는 ‘함께 가야’ 또는 ‘내가 가야 할 길’, ‘연금펀드로 가야’ 등 사용자의 의도와 맞지 않는 검색결과가 상당수다. 다음의 웹문서검색과 UCC검색은 달랐다. 상당히 정확하게 문서를 찾아냈다. 물론 고유명사나 상업용키워드의 경우 통합검색을 이용하는 게 낫지만 웹문서를 검색할 때는 얘기가 다르다.
“네이버가 지식검색으로 국내 포털 시장을 평정했는데 네이버 지식인은 즉흥적인 질문과 답변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내부의 카페나 블로그에 더 좋은 정보가 많지만 검색기술이 없어 장점을 살리지 못했는데 이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김동욱 팀장은 그간 작업의 성과에 대해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팀의 목표는 다음 통합검색 내 웹문서 검색에 적용된 구글 검색엔진을 올해 안으로 자체 개발한 웹검색 엔진으로 대체하는 일이다.
“구글이 야후를 앞선 것은 구글의 검색기술이 야후 검색을 앞선 후부터 5년이 걸렸습니다. 기술에서 앞서고 사용자의 요구에 부합하기 시작한다면 다음도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언젠가 선두를 탈환할 것으로 믿습니다.” 검색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성과를 하나둘씩 내놓고 있는 제주도 다음 GMC의 핵심 인재들은 흥망성쇠를 속단할 수 없는 인터넷 업계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제주=
김민수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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