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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 가볼만한 서울시내 팥빙수 맛집



'팥 넣고 푹 끓인다. 설탕은 은근한 불 서서히 졸인다,졸인다~.빙수용 위생 얼음 냉동실 안에 꽁꽁 단단히 얼린다,얼린다~.'

가수 윤종신이 부른 노래 '팥빙수'의 한 대목이다. 제빙기 하나만 있으면 10여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조리법이 쉬운 덕에 외식업체들은 여름이면 팥빙수 하나둘쯤 메뉴판에 올려 놓는다. 하지만 팥빙수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녹차빙수,우유빙수,커피빙수 등 종류도 다양하고,단순함 속에 숨어 있는 오묘한 맛으로 이름난 맛집들도 있다.

서울시내 대표적인 팥빙수 맛집 중 하나가 청담동 '카페-티(cafe-t)'.옛 안세병원 뒤편 골목에 2002년 문을 열었다. 과일,커피,홍차,우유,녹차 등 총 5종이 있으며,이 가운데 녹차빙수가 가장 인기가 높다. 가격은 1만3000원(부가세 별도)으로 여성 2명이 먹을 만한 양이다. 얼음에 팥과 녹차아이스크림,녹차시럽을 넣는데 녹차 특유의 맛이 부드럽고 진하다. 녹차시럽의 맛은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이다. 빙수로 배가 차지 않는다면 허니 브레드도 강추 메뉴.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5층의 '밀탑'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팥빙수를 찾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1985년 현대백화점이 개점했을 때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24년 전통을 자랑한다. 얼음,팥,떡,연유,우유만 들어가 특별할 것이 없는데도 길게 줄을 선다. 김경이 밀탑 사장이 전해주는 비법은 △팥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오동통하게 삶기 △솜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잘 녹지 않게 얼음 갈기 △딸기를 얼린 후 통째로 갈아내기 등이다. 마니아들의 전언을 덧붙이면 얼음을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얼렸다 잠시 녹이는 등 이곳만의 남다른 방법으로 얼음을 갈았을 때 가장 부드럽고 식감이 좋은 상태를 만든다고 한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신사동 가로수길의 '듀크렘(Deux Cremes)'은 팥빙수 신흥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우유빙수(1만3000원).우유로 만든 '베이스'에 간 얼음과 바닐라 아이스크림,팥,연유,견과류를 넣어 만든다. 맛의 비결은 역시 베이스에 있다. 물론 제조법은 비밀.견과류는 꿀땅콩,아몬드,커피땅콩 세 가지다. 매장 직원 오정훈씨는 "손님들이 우유빙수를 먹으면 과거 '서주 아이스크림'이 생각난다고들 한다"고 귀띔했다. 추억의 맛을 되살린 것이 손님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인 것 같다.

강남역 인근의 레스토랑 '아이해브어드림(I Have a Dream)'의 대표 메뉴는 와인 빙수다. 와인 종류처럼 빙수도 레드와인빙수와 화이트와인빙수로 나뉜다. 가격은 1만5000원(부가세 별도)으로 여성 셋이 먹을 정도로 양이 넉넉하다. 일반적으로 와인빙수는 빙수에 와인을 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이곳 와인 빙수는 와인을 살짝 졸여서 얼린 뒤에 이를 갈아 빙수로 사용하며 그 위에 떡,팥,과일,아이스크림 등을 얹는다. 현역 뮤지컬 배우이기도 한 이승진 대표는 "와인 본래의 맛이 그대로 배어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강남역 7번 출구와 바로 연결돼 있고,연극 · 마술 · 재즈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한남동 '패션5'의 팥빙수는 입자가 눈꽃처럼 고와 '눈꽃빙수'(9000원)로 불린다. 단팥은 강원도 원주산이며 옛날 집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단팥의 맛을 살리기 위해 매일 셰프가 2시간 동안 끓여낸다. 또 단팥 이외에 두유가 들어간 두유 단팥을 별도로 끓여서 단팥만 넣었을 때보다 맛이 더 풍부하다고.팥빙수가 담긴 놋그릇도 눈에 띈다. 놋그릇에 송송 맺힌 물방울은 시원함을 더하고 얼음이 빨리 녹는 것을 막아준다.

장충동 신라면세점 3층의 '아티제'도 빙수 맛집이다. 이곳의 팥빙수 재료도 밀탑처럼 얼음과 팥,연유,우유,떡이 전부다. 팥을 24~36시간 동안 물에 불린 후 충분히 물러지도록 저어가면서 삶고,건져낸 팥을 또다시 볶는 과정을 매일 거친다. 황윤찬 셰프는 "시럽이나 아이스크림은 팥 특유의 고소함을 느끼는 데 방해가 된다"며 "연유는 향이 고소한 반면 당도가 높아 우유와 섞어 적절한 당도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티제 대치점과 압구정점의 팥빙수도 권할 만하다. 가격은 1만3000원.

홍대앞 '인 클라우드(In-cloud)'는 청담동 '카페-티'처럼 녹차빙수가 유명하다. 카페-티와 차이는 녹차아이스크림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대신 얼음에 연유를 붓고 팥을 올린 다음 땅콩가루와 섞은 녹차믹스(액체)를 올린다. 땅콩가루와 녹차믹스가 맛의 비결인 듯하다. 녹차 특유의 느끼함을 땅콩가루로 잡아 깔끔하면서도 고소하다는 평가. 대학가 카페답게 가격도 7500원으로 '착한 편'이고 여성 2~3명이 먹을 만큼 푸짐하다. 과일빙수와 올해 처음 내놓은 블루베리 빙수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고 한다.

팥빙수보다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팁 하나. 배스킨라빈스,나뚜루,콜드스톤 등에 식상한 웰빙족이라면 '닥터로빈'을 추천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젤라또는 무설탕,무보존제,무인공색소,무인공안정제,무지방우유 등 '5무(無)'가 마케팅 포인트다. 그러다 보니 일반 아이스크림의 열량이 300~400㎉인 데 반해 이곳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맛은 초콜릿,미숫가루,검은깨,에스프레소,복숭아,블루베리 등 20여가지로 다양하다. 360도 회전냉각하는 아이스크림 쇼케이스도 흥미로운 볼거리.이화여대 지하캠퍼스(ECC)와 여의도 엔빅스 빌딩,명동 눈스퀘어 등에 총 7개 매장이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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