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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갈아타기 권하는 사회

이온디
2009년 09월 12일
“그래요 나빴죠 딴 사람 만난 건 하지만 오늘은 혼자이긴 싫죠
당신은 바쁘죠 항상 일이 많죠 하지만 오늘은 내 생일인 걸 왜 몰라~”

어쩌면 유행가 가사마저도 허전해 씨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하다.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윈터플레이의 <집시 걸> 노래를 들으며 식당에 앉아 ‘딴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는 사실 3년째 연애 중인 남자친구가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바빠진 남자친구를 두고 고민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더 이상 큰 기대를 하는 건 욕심이 아닐까. 이제 정말 조금씩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야 할 때가 된 건가.

"지금 이 사랑, 계속해야 해? 갈아타 버려?” 조금 세속적이지만 사랑을 하는 모든 이들이 누구나 한번쯤 빠지게 되는 근본적인 고민이다. 연애에 있어서의 갈아타기, 과연 답이 있을까?

◆적당히 만나, 적당히 연애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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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컨설팅 전문 카페 ‘쿨카사노바(http://cafe.daum.net/s3699)’를 운영하고 있는 연애컨설턴트 송창민 씨. 그의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연애 상담 신청 글이 올라온다.

돈을 너무 안 쓰는 남자친구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너무 잘 삐치는 여자친구, 1년 만에 찾아온 권태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커플까지 천태만상의 고민을 보고 있자면 ‘사랑, 참 어렵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 수만 가지 문제들에 부딪친 어느 커플은 또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갈 테고, “요즘 사랑은 인스턴트야. 쉽게 끓고 쉽게 식어”라는 비아냥섞인 걱정을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송씨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요즘 올라오는 고민들을 보면 연애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심각해요. 너무 치열한 경쟁사회에 내몰리다보니까 나의 모자란 조건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쉽게 도망가고 쉽게 다른 상대에 눈을 돌리게 되죠.”

명문대를 졸업한 백수 씨는 졸업 후 3년 동안의 힘겨운 구직 활동 끝에 올해 초 한 중소기업에 취직이 됐다. 연봉은 처음 목표로 하던 액수의 겨우 절반. 대기업에 다니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그녀 앞에만 서면 자꾸 움츠러든다. 백씨는 지금이야말로 냉정해져야 할 때란 생각이 든다. 나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사랑에 목숨 거는 게 맞나?

송 컨설턴트는 “지나친 경쟁사회가 손쉬운 연애의 갈아타기를 부추긴다”며 “요즘 사람들은 진정한 사랑을 꿈꾸면서도 막상 진정한 사랑이 다가오면 겁을 낸다. 상처 받는 게 무서워 적당히 사람을 찾고 적당히 만나 사랑하고, 적당히 갈아타는 연애의 패턴이 반복된다”고 꼬집었다.

◆갈아타지 않는 것이 정답?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결국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라 하더라도, 연애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인 것을. 그럼 해결책이 없다는 말인가?

사랑에 빠진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심리학으로 쉽게 풀어낸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의 저자 이철우 박사는 “갈아타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그는 ‘쾌락의 쳇바퀴’라는 이론을 들어 설명한다.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가 아무리 기를 써 보아야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힘을 주면 그때 잠시일 뿐 이내 제자리걸음이다. 사랑의 욕망 또한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하더라도 우리의 행복감은 일정한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송씨는 이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조언을 들려준다. 아무리 바람둥이라도 진짜 사랑에 빠진다면 상대에게 몰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갈아타기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은 애초에 적당히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사랑을 시작했던가, 이미 사랑이 식어버렸다는 징후다. 그는 “어차피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 다 친해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과거의 연인과 오랫동안 친밀감을 유지했다면 그만큼 나에겐 특별한 사람이란 얘깁니다. 지금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이 한순간의 호감인지, 아니면 정말 깊은 유대감을 나누고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 먼저 판단해야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팁 하나 더. 만약 갈아타야 한다고 선택했다면 이별의 상대에게는 냉정하게 대하는 것이 더 좋다.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애매하게 에둘러 말하면 오히려 그것이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다.

송씨는 “실연의 상처 또한 누구도 어찌해 줄 수 없다.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상대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라도 이별은 모질고 독한 것이 더 깔끔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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