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 겨울도, 추위도, 눈도 다 지겹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스파다. 김 모락모락 나는 탕에 딱 10분만 몸 담그고 있어 보면 안다. 불쑥불쑥 예고 없이 후려치는 행복감. 이열치한(以熱治寒)의 짜릿함이다. 2월 이맘때 딱 제격인 '시크릿 스파'가 있다. 글자 그대로 스파 속에 숨어 있는, 그래서 눈에 잘 안 띄는 은밀한 스파다.

↑ 드라마 "시크릿 가든" 촬영으로 유명해진 충남 예산군 덕산 스파캐슬. <사진 제공=리솜 리조트>

◆ 촛불과 음악이 흐르는 스파를 아세요 참으로 강렬한 유혹이다. 하나도 아니고, 200개다. 그것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붙인 촛불이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촬영지로 확 떠버린 충남 예산군 덕산 스파캐슬(www.spacastle.com). 그 속에서도 꼭꼭 숨은 대표적인 '비밀의 스파'가 캔들스파다.

당연히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마음먹고 뜯어봐야 보인다. 야외존으로 나가 오감원 쪽으로 향하다 보면 클래식 가야금 재즈탕이 있고, 그 옆쪽이 캔들스파존이 있다. 이곳 기가 찬다. 낮 시간대는 아예 통으로 전세를 낼 수 있는 곳. 17시 전까지 시간당 2만5000원만 내면 연인과 단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시크릿 가든이다. 스파 주변에 놓인 200여 개의 캔들이 제대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아쉬운 건 딱 17시까지만 '전세'가 가능하다는 것. 그 시간 이후대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오픈 공간으로 둔갑한다.

음악이 흐르는 놀라운 스파도 있다. 캔들스파만큼이나 은밀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은 클래식 가야금 재즈탕. 탕 이름처럼 이곳엔 늘 음악이 흐른다. 모차르트의 선율을 음미하며 클래식탕에서 살짝 마음을 풀어준 뒤, 가야금탕에서 전통의 가락에 장단을 맞추고, 재즈탕에서 마일스 데이비스의 명곡으로 마무리를 하면 끝. 갖은 리듬과 음계를 오르내리다 보면 스트레스는 어느새 훌훌 달아난다.

좀 더 은밀한 분위기를 원하면 연인탕도 있다. 딱 2명만 들어가는 사이즈다. 야외 스파존 해미원 안에 있으니 찾기도 쉽지 않다. 이곳은 늘 임자가 있으니 부지런해야 탕에 들어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마침 시크릿 가든 드라마의 감동 프러포즈를 재현하는 '시크릿 커플 스파 패키지'도 있다. 성공률이 궁금하시다고. 미안하지만 톱 시크릿이다. 직접 방문해 보시길. (02)3470-8056 ◆ 유자ㆍ가시오갈피ㆍ한방ㆍ엔젤…튀어야 산다 '유자 레몬 재스민 가시오갈피 엔젤…'. 티(차) 리스트가 아니다. 놀랍게도 스파에 붙은 이름이다.

이천 테르메덴은 유자탕을 앞세운다. 가만히 몸만 담가도 턱 주변이 알싸하다. 유자는 비타민C 함유량이 레몬의 3배다. 당연히 피부에 탁월하다는 평. 특히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가시오갈피탕도 매력. 아칸토사이드 성분은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설악 워터피아는 짬뽕으로 승부를 건다. 좋은 건 죄다 모았다. 계절별로 사과, 인삼, 딸기, 레몬, 재스민 등 색다른 탕이 순차적으로 선을 보인다.

대명 오션월드의 시크릿 스파는 '한방탕'이다. 바로 옆 가마솥에선 10가지 이상의 한약재가 들어간 약물이 끓고 있다. 식을 만하면 쉼 없이 쏟아진다. 모두 생약이다. 특히 스키가 끝난 뒤 '애프터 스키' 코스로 딱. 소염, 피부진정 효과가 뛰어나서다.

눈 크게 뜨면 은밀한 '엔젤탕'도 찾을 수 있다. 하이드로 욕조와 선 베드로 구성된 가족탕 개념의 비밀 스파. 물론 비싼 비용은 감안해야 한다. 4인실은 1시간 1만원. 종일 8만원을 들이면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퇴촌 스파그린랜드의 시크릿 명물은 정원족탕이다. 사실상 족욕 종결자다. 발바닥 지압과 족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만든 코스로는 국내 최초. 50m의 길이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어느새 피로가 풀린다.

은밀한 허브개인탕은 아는 사람만 찾는다. 통나무와 대리석이 섞여 만들어진 그들만의 탕이다. 로즈메리, 페퍼민트, 재스민, 라벤더 향의 에센스 오일을 적당히 넣어 은은한 향이 종일 진동한다.

할인 행사도 꼭 챙기자. 스파그린랜드는 3월 1일까지 졸업장ㆍ입학통지서를 들고 가면 반값이다. 스파캐슬은 오후 5시 이후에 야간 스파를 가면 자동으로 40%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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