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복희의 무릎팍 테러
1967년 세상이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양인의 나라에서 지내다 온 조선의 처자가 허벅지를 벌겋게 드러내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 것이다. 男은 경악을 넘어 분노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대부분의 女도 그 분노에 맞장구를 쳐야 했다. 그러나 소수의 女는 그 당당함에 환호했고, 치마를 뎅겅 잘라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뎅겅’은 아마도, 성이 사회적 대결의 편가름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건이었다. 30㎝자를 든 공권력이, 뒤늦게 이 대결에 희극성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