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와 '나홀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엄마들 사이에 요즘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이다.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통신비에 누구보다 민감한 엄마들 사이에서는 '요금이 반으로 줄었다더라'는 경험담이 퍼지면서 가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알뜰폰을 직접 이용해 본 '대한민국 엄마' 3인방을 만나 솔직한 이용담과 요금절감 사례를 들어봤다.[편집자주](인터뷰 대상자의 요청에 따라 실명은 게재하되 사진은 싣지 않습니다.)
<'아줌마 3인방의 알뜰폰 이용기' 게재순서>
①6만원 넘던 스마트폰비 3만원으로…서울 상암동 이영화씨. ②"어머니와 두 아이까지 통신비 반값"…서울 사당동 송영애씨. ③"기본료, 왜 냈는지 억울할 정도"…충남 천안시 서기영씨 |
[강은성기자]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주부 서기영씨(59세)는 그동안 피처폰을 이용해 왔다. 아끼고 아껴서 사용해도 요금은 2만~3만원 남짓.
"직장 다니는 자식들이 엄마도 스마트폰 하나 해 드린다고 몇번이나 얘기했었지만 그 것(스마트폰) 한 대에 돈 백만원씩 한다지요? 행여 애들 부담될까봐 한사코 거절했었죠. 남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요금도 만만치 않았고요."
한사코 스마트폰은 필요없다고 손사레를 치던 서기영씨였지만 사실 오가는 차 안에서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볼 때면 내심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그런 생각은 전혀 표현하지 않았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마련해 준다 하더라도 한달에 5만~6만원씩 나오는 요금을 감당하기 싫었기 때문.
"그렇게 되면 남편과 제 휴대폰 요금만 10만원을 넘기는 셈인데, 아휴 안쓰고 말지요."
그러던 차에 마침 남편이 사용하던 스마트폰 갤럭시S를 최신 폰으로 덜컥 바꿨다. 약정기한이 다 된 걸 알아챈 통신사가 전화로 "최신폰을 2년 약정만 하시면 공짜로 바꿔드린다"고 하는 바람에 바꿔버린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남편에게 한참을 잔소리를 했던 서기영씨는 공단말기가 된 스마트폰을 자신이 이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언뜻 뉴스에서 접했던 '알뜰폰'이란 것이 정말 그렇게 저렴한 것일까 하는 궁금한 생각도 났다.
이곳 저곳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웠다. 그동안 휴대폰에 새로 가입하려고 하면 대리점 한군데를 골라 들어가 직원의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여기저기 사인하라는 곳에다 서명만 하면 전부였지만 알뜰폰은 그렇지 않았다.
"사실 딸 아이가 가입 과정을 많이 도와줬어요. 딸 아이가 없었다면 가입할 수 없었겠죠. 제가 알뜰폰 쓰면서 요금을 줄인 것을 보고 같은 아파트 아주머니들이 '나도 알려달라'고 서로 부탁을 하는데, 솔직히 지금도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 같은 엄마들도 좀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있었으면 싶네요."
엄마가 알뜰폰을 이용하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해들은 딸이 알뜰폰 개통을 도와줬다.
먼저 대리점에서 '고객님은 000 요금제 선택하시면 적당하시겠네요'라는 말만 듣고 '그런가보다' 싶어서 가입하던 요금제 대신 본인의 최근 3개월 정도 요금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고 적당한 요금제를 골랐다.
서기영씨의 경우 LG유플러스의 표준요금제를 이용해 왔다. 기본료가 1만900원이었고 초당 1.8원의 음성통화료를 냈다. 한달 평균 통화량은 2시간 안팎이었다. 주로 남편이나 서울에 거주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자녀들과의 통화가 대부분이었다.
알뜰폰을 살펴보니 1만1천원인 기존 이동통신사의 기본료에 딱 절반인 5천500원짜리 기본료만 받고 똑같은 요율인 초당 1.8원을 적용하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조금 비싼 요율을 내면 3천원대 기본료만 내도 되는 곳도 있었다.
그러던 중 온세텔레콤의 '음성정액요금제'를 선택했다. 기존에 서기영씨가 기본료로 냈던 1만원만 내면 한달 무료통화를 70분 제공했다. 서기영씨가 가입할 당시 온세텔레콤은 해당 가입자에 한해 프로모션으로 30분 추가 무료통화를 제공하고 있었다.
"1만원에 100분이라니 제가 전에 기본료로 그냥 내던 요금이잖아요. 1초도 사용하지 않아도 기본료로 1만원을 냈는데 이번에 바꾼 알뜰폰은 똑같은 요금으로 100분 무료통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지난 7월 서기영씨의 휴대폰 요금은 1만3천710원이 청구됐다.
"느낌상으로는 제가 전에 쓰던만큼 전화를 쓴것 같은데 그래도 요금은 딱 절반이 나왔어요. 예전에 기본료 내던 게 억울할 정도라니까요."
음성정액요금제를 선택하는 순간 데이터 이용은 자동 차단이 돼 데이터 요금폭탄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음성정액량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문자 알림 서비스를 해줘 자신이 얼마나 이용했는지 확인해 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특히 통화량이 넉넉치는 않지만 새로 스마트폰을 배우면서 요금을 절감하는 법도 쏠쏠히 익히고 있다.
"서울에 있는 아들딸하고는 카카오톡으로 통화를 해요. 집에서는 와이파이를 쓰니까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카카오 같은 것도 이용할 수 있고요. 또 스마트폰 화면이 큰데다 글씨도 크게 조절할 수 있어서 저처럼 눈이 어둑어둑 한 엄마들에게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피처폰을 사용할 때는 복잡한 입력체계 때문에 문자 보내는 법을 영 제대로 익히기 어려웠지만, 쿼티패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으로 바꾼 이후 문자도 손쉽게 보낼 수 있게 됐다는 서기영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