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정, 회사, 그리고 나라가 바로서려면 일정한 조건들이 성립되어야 한다. 나라는 작은 생명부터 나를 둘러싼 수많은 인간관계와 집단, 그리고 세계는 결국 한 몸이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10가지 조건은 작은 날갯짓으로 커다란 태풍을 만들어내는 나비효과를 얻게 해줄 것이다. 성장과 안정, 발전과 평화의 진정한 수신제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10대 조건을 공개한다.

 

1_시간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 인생을 지배하는 것이다” - 앨런 라킨


2_예절
“다른 이를 존중하면 모욕 당할 일이 없다” - 공자, <논어>

 

3_사랑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中


4_파트너
“나 홀로 있어도 평화롭지만 함께 있어서 더 행복한 균형 잡힌 관계” - <가까운 사람들과 편하게 지내는 법> 中

 

5_외모
“외모란 남자에게는 품위를 드러내는 것이며 여자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근원이다” - <설원> 中

 

6_돈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앙드레 코스톨라니

 

7_휴식
“우리 삶에도 하프타임이 필요하다” - <삶을 재정비하는 법> 中

 

8_아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두려움과 불안은 부모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 오은영 박사(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전문가)


9_공감대
“성인은 자기 마음이 없다. 백성의 마음을 제 마음으로 삼기 때문이다” - 노자, <도덕경>

 

10_지혜
“옛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배웠으나, 요즘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배운다”- 공자, <논어>

 

 

 

1_시간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 인생을 지배하는 것이다” - 앨런 라킨

당신의 수신제가를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모자란 시간 아닐까? 일도 가정도 취미생활도 휴식도 자기계발도 모두에게 주어지는 24시간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시간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나탄 밀슈타인은 어릴 적 스승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음악 한 곡을 제대로 연주하려면 하루에 몇 시간이나 연습해야 하나요?” 스승은 이렇게 답했다. “생각 없이 손가락만 움직이면 하루 종일 해도 모자라다. 그러나 온 신경을 모아 손가락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연습하면 2~3시간이면 족하다.”

 

김연아 역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천 번의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그 나이 때의 즐거움까지 다 버리고 연습에 몰두하는 괴팍한 연습벌레는 아니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잘 잡고 있는 워킹맘들의 공통점도 바로 ‘몰입’과 ‘시간 관리’다. 워킹맘들은 마음이 급하다. 근무시간에 딴 짓을 할 틈이 없다. 아이가 눈에 밟히고 남편이 투덜거려 초과근무란 건 있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일할 때 엄청나게 몰입한다. 일하는 틈틈이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딴 짓을 일삼는 아가씨들과는 천지차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다고 수신제가가 쉬운 것은 아니다. 워킹맘에 비해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훨씬 긴 전업맘 모두가 아이를 잘 키우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결국 시간이란 조건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지차이로 달라진다.

 

무조건 성실하거나 무턱대고 노력한다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신제가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전략을 짜서 시간을 만들어라. 또다시 전략을 짜서 그 시간을 유용하게 이용해라.

 

 

 

2_예절“다른 이를 존중하면 모욕 당할 일이 없다” - 공자, <논어>

스스로 착한 심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는가? 그런데 사람들이 몰라준다면, 그건 그 착한 심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예(禮)다. 예는 ‘수단’이자 ‘방식’이며, 그 바탕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음 없는 예는 예절이 아니고, 표현하지 않는 예는 아무도 모른다. 

 

예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존중’이다. 우리는 예절이라는 조건을 통해 ‘이 사람이 나를 존중하는구나’라는 느낌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근대 이후까지 계급제도가 존재했던 동양 사회에서는 상하, 존비, 귀천의 구분이 뚜렷하다 보니 이 존중의 마음가짐이 희박하다. 지위가 낮은 사람은 지위가 높은 이에게 예절을 다해야 하지만, 높은 사람은 제멋대로 굴어도 괜찮다는 식이다.

 

어떤 리더는 ‘내가 돈을 주는데 무슨 일이든 시키지 못하랴’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함부로 부리거나 중세시대의 귀족처럼 아랫사람에게 무례를 범한다. 지위가 낮았던 사람이 높아지면 태어날 때부터 높은 사람이었던 것처럼 예절을 잊어버린다.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도 상호 존중이 성립되지 않으면 실상은 쫀쫀하지 못한 구성원들로 고민하게 된다. 신입사원은 반 이상 떨어져 나가고, 인재는 경쟁사로 도망가며, 현재 다니는 사람도 앞에서는 따르면서 뒤로는 뒤통수 칠 궁리를 하니까 말이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니까 똑바로 말해주는 거야”라는 말만큼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도 없다. 가족에게 예절을 지켜야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산다. 내가 낳고 길렀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막 대하는 부모 밑에서 아이가 자신을 갈고 닦을 수 있을까? 아이와 배우자 역시 내가 존중하고 예절을 지켜야 할 다른 인격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순간, 가정의 수신제가가 시작될 수 있다.

 

3_사랑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中

사랑은 수신제가의 필수조건 중 가장 채우기 어려운 조건이다. 아주 간절히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사랑은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 마무리가 좋은 인연이다”는 말이 있듯이 사랑 역시 노력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작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었더라도 그 마무리는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일찍이 니체는 “어른의 내면에도 아이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사랑은 그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다.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를 출간한 정신과 전문의 김혜남 박사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린애처럼 말하고 유치한 장난을 치는 것은 내면의 아이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물론 상처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법을 배워가면서 내면의 아이는 부쩍 성장하게 된다. 이는 자신을 갈고 닦는 ‘수신(修身)’에 해당한다. 

 

세상은 사랑을 이야기할 때 그저 젊은 남녀간의 관계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가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은 가족이 아닐까? 가족을 뜻하는 영어 단어 ‘family’는 ‘Father+And+Mother+I+Love+You’의 각 단어 첫 글자를 합성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사랑이라는 조건에서 가족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이는 가정을 가지런하게 한다는 ‘제가(齊家)’에 해당된다.


일에 지치고 사회생활에 몰입하면서 우리는 사랑을 소홀히 한다. 그러다 언제나 옆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뼈저리게 후회한다. 서른 살에 세계 100대 대학의 교수가 된 중국 푸단대학의 위지안 교수는 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일의 성공이 사랑이란 조건을 대체할 수는 없다.

 

사랑을 바탕으로 한 성공만이 공과 사의 행복을 누리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녀가 말했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4_파트너 “나 홀로 있어도 평화롭지만 함께 있어서 더 행복한 균형 잡힌 관계”

수신제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트너가 필요하다. 통계청에서는 싱글을 1인 가구로 분류할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가정’은 2인 이상, 즉 파트너가 존재해야한다. 우리는 파트너를 통해 혼자 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책임감과 성장 가능성을 얻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존재가 자신을 의지하고, 또 자신의 어깨를 빌려줄 때 더없이 완벽한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파트너와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욕심은 인간의 본능이자 갈등의 원인이다. 우리는 사소한 차이만 발견해도 불안을 느낀다. 파트너와의 싸움을 통해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이 깨진 후에는 이 사람이 내 운명 맞나, 내가 평생 같이 살 사람 맞나, 의심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부부가 사소한 것 때문에 싸우며 이를 문제로 인식한다. 하지만 ‘차이’는 당연한 거다. ‘파트너’는 나의 분신이 아니다. 내 분신을 데려온다고 과연 그의 행동이 내 마음에 쏙 들까? 제3자의 눈으로 본 내 분신은 내가 인지 못한(혹은 관대하게 봐주던) 단점을 드러낼 것이다. 

 

신혼 시절에는 박 터지게 싸우던 부부가 나이가 들수록 불꽃 튀는 애정 상대가 아닌 건실한 파트너로서 인생의 호흡을 같이한다. 남편은 여성성을 받아 더 완숙해지고 아내는 남성성을 받아 성숙해진다. 표면상으로는 남녀로 구분되어 있으나 통합된 인격체로 완전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는 회사 선후배로 만난 파트너, 연합했던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적용된다. 서로 비슷한 사람이 만나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조율하고 타협하며 성장하는 것이 우리가 파트너를 찾고 누군가의 파트너가 되었을 때 누릴 수 있는 진짜 수신제가다. 

 

 

 

5_외모 “외모란 남자에게는 품위를 드러내는 것이며 여자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근원이다” - <설원> 中

일류 기업의 제품은 삼류 기업 제품보다 세련되어야 한다. 제품의 질감과 미감 모두 강조되어야할 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까지 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 뭔 짓을 해도 절대적 충성을 바치는 마니아를 거느린 애플은 그것만으로도 다른 기업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제품 개발과 함께 VI, 즉 비주얼 아이덴티티 정립에 공을 들인다.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개인에게도 필요한 조건이다. 단순히 잘생기고 예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무조건적인 ‘동안’도 포함되지 않는다. ‘동안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가 자신의 능력과 실력이 동안에 묻힌다며 고민을 토로한다.

 

전문가 집단에서는 동안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대신 경외감, 친밀감, 신뢰감이 드는 외모는 어떤 분야에서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다. 혼자 일하는 예술가라면 모를까, 예술가 역시 어떤 식으로든 ‘예술가’다운 포스를 풍기는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직장에서는 관리자의 포스를 가진 사람이 비교적 쉽게 승진 기회를 얻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정치 배경과 경험 모두 경쟁자에 훨씬 못 미쳤는데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여기엔 호감형 외모와 제스처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오프라 윈프리는 ‘친근한 진행자’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 역시 외모에서 상당한 ‘포스’가 느껴지는 인물이다. 재능과 실력을 겸비하면서 임팩트 있는 외모를 갖춘다면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격. 적절한 옷차림, 언행, 태도, 표정과 같은 후천적 노력 역시 선천적인 외모를 받쳐주어 당신의 수신제가를 도울 것이다.  - <가까운 사람들과 편하게 지내는 법> 中

 

 

 

6_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앙드레 코스톨라니

부자 아빠가 가난한 아빠보다 무조건 행복하리란 법은 없다. 부자 아빠라도 가진 돈보다 욕심이 훨씬 더 크다면 여전히 불행하다고 느낀다.

 

친구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싶고, 옆집보다 더 좋은 유치원에 보내고 싶고, 동서보다 용돈을 더 많이 드리고 싶은 마음은 우리를 갉아먹는다. 그렇다고 기저귀 값이 없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수준이라면 곤란하다. 사랑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돈은 생존의 최소 조건이다. 이 조건이 갖춰졌을 때 우리는 수신제가의 기본을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정의 목표가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돈은 목표를 향한 수단에 불과하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증권계의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돈과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자식들이 아버지를 돈 벌어오는 기계처럼 생각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문제다.

 

“가족 때문에 이렇게 고생한 건데 왜 나를 대우해주지 않는 거야?”라는 중년 아빠의 외침은 가족에게 먹혀들지 않는다. 돈은 활용하기 나름이다. 아이들에겐 선물의 기억이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한 기억이 있어야 한다. 돈을 통해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억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제 교육이다. 

 

돈에 끌려 다니지 않고 자신이 돈을 주도하는 사람은 수신제가를 쌓을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그저 성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통해 자신과 가족, 회사,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돈은 가장 근본적인 바탕이 되어줄 것이다.(참고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진정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로 부채 없는 온전한 자기 돈, 생각,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인내를 꼽았다. 당신은 모두 가지고 있는가?)

 

 

 

7_휴식 “우리 삶에도 하프타임이 필요하다”- <삶을 재정비하는 법> 中

이른바 ‘성공’을 이야기할 때 우리 뇌는 바짝 긴장한다. 남보다 무언가를 더 배우고 남보다 더 많이 일해야 할 것 같다. 휴일 아침에 느긋한 브런치를 즐기다가도 왠지 뒤처지고 있는 기분이 스멀스멀 몰려온다. 한국인의 연간 근무 시간은 2천2백56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이며, 직장인 3명 중 1명이 (긴) 근무시간 때문에 괴로워한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노동의 질과 양은 더욱 높아졌다. 방화벽으로 메신저를 차단하던 회사가 이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를 PR하라고 강요한다. 개인적인 ‘노닥거림’조차 노동으로 분류되는 시대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휴식은 ‘채워지지 않는 욕구’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놀고 싶다’ ‘쉬고 싶다’며 휴식 갈망의 피드를 올리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워커홀릭’들이다. 성공의 욕구, 돈 벌고 싶은 욕구 아래 휴식의 욕구를 묻어두고 ‘하프타임’을 건너뛴다. 그러나 휴식은 시간 날 때 취하는, 여건이 안 되면 제쳐두는 ‘기호품’이 아니다. 반드시 챙겨야 할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조금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여도 그런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인간에겐 창조적인 생각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인풋 없이 아웃풋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번 아웃 신드롬’(탈진 증후군)의 폭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조증상은 가족 구성원과 지인들을 향해 본의 아니게 스트레스를 푸는 행동,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등이다. 공교롭게도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건강상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현상은 경력이 단절되는 개인만의 손해가 아니다. 회사 역시 상당한 피해를 본다. 

 

운동경기 중 ‘하프타임’은 팀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체력을 보충하며 전략을 다시 짤 수 있는 유용한 시간이다. 그러니 휴식이란 조건은 회사와 사회에서 챙겨주는 것이 마땅하다. 만약 개념 없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스스로 알아서 휴식의 질과 양을 챙겨야 한다. 우리는 수신제가를 이뤄야 할 사람이지, 어느 조직의 부속품이 아니다.

 

 

 

8_아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그러나 그 두려움과 불안은 부모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오은영 박사(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전문가)

엄밀히 말해 아이는 종족 보전을 위한 단계이자 결과물이지만, 훨씬 더 심오한 의미로 가족 구성원이 ‘수신제가’의 당위성을 느끼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물론 아이가 없다고 해서 그 가정이 아이가 있는 쪽보다 늦게 성장하거나 불행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의 존재로 인해 가정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훨씬 더 많이 얻게 된다. 

 

특히 모성 본능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엄마에게 아이는 행복한 ‘수신제가’의 필수조건이 된다. 인간이 사랑에 빠지면 그 호르몬이 작동하는 기간은 평균 2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엄마의 뇌는 아이를 키우는 20년 동안 내내 ‘콩깍지가 씐’ 상태다. 엄마들은 자기 아이들 사진을 볼 때나 음식이나 금전적인 보상을 받으면 반응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행복감이나 도취감을 일으키는 뇌 활동이 늘어난다.

 

또한 행복 호르몬 중 하나인 옥시토신은 엄마 몸에서 분만과 수유를 촉진하고 육아의 민감성을 높인다. 결정적으로 상대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작용도 한다. 이 상태일 때 아내는 남편에게 상당히 의지한다. 수신제가의 다른 조건인 ‘파트너’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아내가 아기를 갖는 순간, 남편 역시 변화를 겪는다. 초보 아빠의 62%가 아내와 함께 심리적·육체적인 증상을 겪는다. 출산이 임박하면 양육과 젖샘을 자극하는 프로락틴 수치가 20% 상승하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테론이 아이가 태어난 후 한동안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아빠의 몸 역시 자상한 아빠가 될 준비를 시작한다. 또한 아이를 낳은 아내가 이전보다 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본능적으로 생긴다.

 

남자들이 사냥을 나가 있을 때, 아내는 아이를 지킬 유일한 보호자였기 때문이다. 환경이 변하면 인간도 변한다. 아이라는 조건이 던져지면서 가정은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달라진다. 

 

아이라는 조건은 비단 가정에서만 적용되는 존재가 아니다. 출산율이 바닥을 치는 일본과 한국은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를 두려워하고 있다. 아이의 부재는 사회 전체를 뒷걸음질치게 만든다. 진정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출산 장려 대책을 진지하게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9_공감대 성인은 자기 마음이 없다. 백성의 마음을 제 마음으로 삼기 때문이다” - 노자, <도덕경>

혼자 있을 때는 나만의 관점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파트너와 함께하고 아이가 생기고 회사와 사회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순간부터는 공감대가 절실히 필요한 조건이 된다.

 

공감대를 천편일률적인 관점의 강요로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모든 사람의 생각과 성격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행동양식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이런 차이 때문에 세상이 다채롭고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이는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부모와 다른 사람이기에 완벽한 공감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타협해 나가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자신과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는 종종 다른 이들과 첨예하게 대립하며,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곧장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성실히 받아들인다.

 

이러한 패턴을 통해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다. 무조건 ‘사장님이 옳습니다!’를 외치는 예스맨들과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착각이다. 어쩌면 그 예스맨들이 당신의 귀를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빌 게이츠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하나도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한 것을 자식이나 아내가 맹렬히 반대했다면? 그의 재단 이름은 아내의 이름을 포함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다. 그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다른 사람의 관점을 희생시킨 것이 아니라 공감대를 찾은 것이다. 

비전을 일치시킨다는 건 “내 생각이 옳아. 그러니까 나를 따라와!”가 아니다. 마음의 동의를 얻어야 조직원도 가족 구성원도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반대로 조직이 자신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조직원은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진정한 생존은 서로의 비전을 공감하고 일치시킬 때 가능하다. 행동 패턴이 다르더라도 궁극적인 비전에서 공감대를 이룬다면 그 집단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이루게 된다.

 

 

 

10_지혜  “옛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배웠으나, 요즘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배운다”- 공자, <논어>

지혜는 지식이 아니다. 어째서 ‘지식’이 아니라 ‘지혜’일까? 지혜는 배움을 통해 얻은 지식과 관념, 사상을 바탕으로 구축된다. 한 하버드대 교수가 “내가 길러낸 졸업생 중 다수가 감옥에 있다”고 한탄했다는 일화는 잘못된 사고방식과 지식이 만나면 개인과 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방증한다. 똑똑함이 아닌 지혜로움이 자신과 가정, 회사와 사회를 긍정적으로 성장시킨다.


똑똑한 엄마가 아이를 더 잘 키우는 건 아니다. 엄마가 유아교육을 전공했어도 산후우울증에 걸리면 아이는 말도 느리고 자폐 기질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영리한 엄마는 아이를 고치기 위해 좋다고 소문난 클리닉들을 수소문하지만, 지혜로운 엄마는 자신의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지혜로운 아빠는 넓은 시야로 아이의 미래까지 내다보지만 똑똑한 아빠는 오로지 눈앞의 성적에만 집중한다.


모두가 제갈공명의 총명함을 칭송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그가 얼마나 대단했든, 그가 관여한 촉나라(유비의 나라)는 삼국 중 제일 약했고, 제일 먼저 망했다. 제갈량처럼 자신의 통찰력만 믿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지 않으면 독박을 쓰게 된다. 구성원이 자기 의견을 활발히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지혜다.

 

미리 세워둔 계획이 있다고 치자. 이를 명령 형식으로 강요하기보다는 구성원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 몰입하게 만들고 책임감도 높여야 한다. 리더라고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가령 상사나 부하직원이 사고 쳤을 때 같은) 넌지시 대책을 얘기해줄 수 있는 지혜만 있으면 그뿐이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지혜롭거나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후천적인 배움을 통해 지혜로워질 수 있으나, 자칫 지식 습득으로만 흐를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지식만 풍부한 사람은 편견이 많고 고정관념에 얽매일 확률이 높다.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의견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문제다.

 

언뜻 보면 똑똑하고 많이 아는 것 같지만 결국 다른 사람의 댓글, 다른 사람의 유머,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앵무새처럼 모사하는 것이다. 지혜를 찾는다면 자기 얘기를 해야 한다. ‘옆집은 어디 유치원에 보낸다더라’, ‘뭘 하면 좋다더라’가 아니라, ‘그것을 우리 가정에 대입시키면 이렇게 되겠다’는 분석, 그리고 가정의 미래와 행복을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또 하나, 지혜로운 사람은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않는다. 아내 앞에서 아는 척하다 가세가 기울게 하고 아내를 평생 고생시키는 수많은 남자를 떠올려보라. 아는 척하는 병만 없어도 보통 사람들은 충분한 수신제가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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