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커피 공급업체인 슈머커가 자사 브랜드인 포저스와 던킨도넛에서 판매하는 커피 가격을 6% 내린다고 한다. 지난 2011년 파운드당 2.1달러에 달했던 원두 가격이 최근 1.4달러선까지 급락하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올라가기만 하고 떨어지지는 않는 커피전문점의 가격표를 바라보는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한국의 커피값은 미스터리 그 자체다. 원두 가격이 30%나 떨어지고 원ㆍ달러환율이 급락해도 국내 커피전문점의 커피 가격은 3,600원(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준)에서 내려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올해 원두 수확량이 사상 최대치인 54억㎏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값을 내리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는 비싸다는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300원씩 가격을 올려버렸다. 미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똑같은 커피를 미국(2.20달러)보다 50%나 돈을 더 내고 마실 수밖에 없다.

요지부동인 커피값에 대한 업계의 주장은 한결같다. 원자재 값이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고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즉시 가격에 반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 값이 올랐을 때는 순식간에 가격을 올리는 것을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스타벅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2006년 140억원에서 2011년 224억원으로 60%, 당기순이익은 91억원에서 180억원으로 100%나 늘어난 만큼 가격인하 여지도 충분하다. 소비자들을 봉으로 본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커피는 국민 한명이 하루에 한잔씩 마시는 생필품이다. 그럼에도 커피전문점들이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권익보호 차원에서 특정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에라도 나서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무서운 줄 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커피전문점의 원가공개를 유도해 소비자가 판단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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