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는 끝났다.
이온디
지질하게도 놀고 먹던 메뚜기는
한철을 지나 한해를 넘기고서야
그 생명을 다했다.
겨울해 놀고 먹던 집에서 쫓겨나
봄, 다시 봄,
끊어내고자 했던 농부의 지독했던 사랑은
한스럽고, 원망스럽고, 위태롭고
슬프기 그지 없는 고독사와 같이
골방에 누워 골골대며 그 역사를 다하였다.
농부와 메뚜기는 겨우 사랑을 했고
농부는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메뚜기에겐 그저 철없는 한철 역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