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는 끝났다.

2018년 04월 02일

메뚜기는 끝났다.

이온디


지질하게도 놀고 먹던 메뚜기는

한철을 지나 한해를 넘기고서야

그 생명을 다했다.


겨울해 놀고 먹던 집에서 쫓겨나

봄, 다시 봄, 

끊어내고자 했던 농부의 지독했던 사랑은


한스럽고, 원망스럽고, 위태롭고

슬프기 그지 없는 고독사와 같이

골방에 누워 골골대며 그 역사를 다하였다.


농부와 메뚜기는 겨우 사랑을 했고

농부는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메뚜기에겐 그저 철없는 한철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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