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처녀가 아닌 여자가 남편과의 첫날밤을 보낼 때 '나는 처녀요'하며 베게 밑에 숨겨두었던 유리로 발을 찔러서 피를 낸다고 말이다. 어리숙한 남편은 그 피의 흔적을 보며 이 여자가 처녀라고 믿을 거라는 그런 유치한 글 말이다. 그 글을 읽고나서, 그리고 유리를 밟고 이런 시를 썼었다. 이제 생각나는 걸까, 아니면 왜 이런 시를 썼었을까 라고 궁금해하던 때에는 이 사실을 몰랐던 걸까, 아니면 알고서도 또 다른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리, 사랑, 피, 흔적, 보이지 않는 작은 아픔, 남, 첫날밤, 섹스 이런 키워드 정도.
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볼품 없고 부끄러울 정도인데.
그 때의 내 느낌은 이랬었나보다.
또 다시 깨진 유리를 밟았다. 이틀을 뺀지 알고 놔뒀다가 계속 아파오는 것을 느껴 이제야 바늘을 들고 유리를 뺐다.
작고 가는 것이 예쁘다. 이걸 보관할까 하다 다시 밟혀 피가 나지 않을까 하여 쓰레기통에 버렸다.
오전에 이 발을 어머니께 보여드리며 '아직도 아파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게 뭐가 아프냐며 싱겁게 쳐다보지도 않고 말씀하셨다.
하긴 어머니는 눈이 어두워서 봐도 그게 먼지가 발에 붙은 거마냥 보이시겠지만.
그래도 나는 아팠다.
그런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처녀가 아닌 여자가 남편과의 첫날밤을 보낼 때 '나는 처녀요'하며
베게 밑에 숨겨두었던 유리로 발을 찔러서 피를 낸다고 말이다. 어리숙한 남편은 그 피의 흔적을 보며
이 여자가 처녀라고 믿을 거라는 그런 유치한 글 말이다. 그 글을 읽고나서, 그리고 유리를 밟고 이런 시를 썼었다.
이제 생각나는 걸까, 아니면 왜 이런 시를 썼었을까 라고 궁금해하던 때에는 이 사실을 몰랐던 걸까, 아니면 알고서도
또 다른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리, 사랑, 피, 흔적, 보이지 않는 작은 아픔, 남, 첫날밤, 섹스 이런 키워드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