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시트인 줄 알았는데 DB였다
사이드프로젝트 시작할 때마다 데이터 저장할 데 하나 만드는 데 반나절이 날아갔다. 이번에도 똑같이 postgres 깔고 스키마 짜다가, 이럴 거면 뭐하러 시작했나 싶었다.
그러다 baserow라는 걸 봤다. 깃허브 스타 5,762개짜리 오픈소스 프로젝트인데, 한마디로 '코드 없이 데이터베이스 만드는 도구'다. 겉보기엔 엑셀 같은 표인데, 안은 진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라 표들끼리 연결도 되고, 자동화(automation)도 붙일 수 있고, 그 위에 웹페이지 같은 앱까지 얹을 수 있다. 클라우드로도 쓰고 내 컴퓨터·서버에 직접 깔아서(셀프호스팅) 쓸 수도 있다. 데이터를 남 서버에 안 맡기고 내가 직접 들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라 개인정보 다루는 거면 이게 은근 크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헤드리스·API-first'라는 말이었다. 겉모습은 노코드 도구인데, 속은 프로그램끼리 대화하는 창구인 API로 전부 열려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클로드 코드로 뭘 만들다가 '데이터 저장할 곳'이 필요하면, DB 스키마 설계하고 어드민 화면까지 새로 짤 필요가 없어졌다. baserow 웹에서 표 하나 만들고, 클로드 코드한테 '이 baserow 테이블 API 주소야, 여기서 읽고 쓰는 코드 짜줘' 하면 그 자리에서 연동 코드가 나온다.
주말에 강아지 약 먹인 날짜랑 병원 기록 정리하는 표를 baserow로 하나 만들어봤다. 컬럼 몇 개 추가하고 나서 클로드 코드한테 API 키만 넘기고 '여기서 데이터 읽어서 텔레그램으로 알려주는 봇 짜줘' 했더니 그대로 돌아갔다. 표 설계는 5분, 나머지는 클로드가 다 했다.
예전엔 사이드프로젝트 하나 시작할 때마다 DB 설치, 스키마 설계, 어드민 페이지 코딩까지 반나절을 꼬박 썼는데, 이제는 baserow에서 표 하나 만들고 클로드 코드한테 API 주소만 던지면 그날 저녁에 기능이 붙어있다.
게다가 baserow 안에는 '쿠마(Kuma)'라는 자체 AI 어시스턴트도 있어서, 자연어로 '이런 데이터 구조 만들어줘' 하면 표랑 자동화를 알아서 짜준다더라. 나는 그것보다 클로드 코드로 API를 직접 붙이는 쪽이 손에 익어서 그렇게 쓰지만, 코딩을 아예 모르는 사람이면 baserow 안에서 쿠마한테 다 맡겨도 될 것 같다.
DB 서버 하나 안 띄우고, 표 만들듯이 데이터베이스를 굴린다는 게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조합인데, 막상 써보니 이게 맞는 방향 같았다.
혼자 뭔가 만들 때마다 DB 세팅이 제일 귀찮았는데, 다들 이 단계를 어떻게 넘기는지 궁금하다. 스프레드시트로 대충 때우다가 나중에 데이터 꼬여서 후회한 적 있나?
출처: GitHub — baserow/baser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