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돕는 ‘BaaS(Backend as a Service)’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기기의 빠른 확산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앱 시장이 성장하면서 BaaS가 앱 개발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뚜렷해 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BaaS를 지원하는 기업이 없다는 지적이다.
BaaS는 개발자들에게 모바일 앱 개발에 필요한 위치기반 서비스, 푸시알림, 포토 콜렉션, 사용자 인증, 소셜 네트워크와의 통합 등 서버와 통신하는 백엔드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가 서버 기술을 몰라도 그 환경에 연결되는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퍼블릭 클라우드의 일종이다.
앱 개발자는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나 플러그인 형태로 백엔드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서버 개발과 운용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개발역량을 프론트엔드 영역인 모바일 앱의 UX/UI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모바일 앱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기업환경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BaaS가 처음 등장한 2010년 무렵에는 주로 서버 프로그래밍 및 미들웨어 부문에서 자체 역량을 갖고 있던 스타트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점차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자와 대형 IT기업들이 자체 기술 개발이나 M&A를 통해 BaaS 시장에 진출하면서 약 100여 개에 달하는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페이스북을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지난 2013년 모바일용 백엔드 서비스 제공 업체인 파스(Parse)를 인수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 100만 건의 API 호출은 물론 1GB 파일 스토리지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AWS 역시 MBaaS를 선보였으며, 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안에서 BaaS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도입기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 미국 ITC 시장조사기관인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전 세계 글로벌 BaaS 시장은 2014년도부터 8억 7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01.88%씩 성장해 2019년에는 291억 60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대로 된 서비스 없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아직까지 BaaS와 관련해 제대로 된 시장조사 자료나 전망은 전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ETRI는 국내 BaaS 시장 규모를 2가지 방법으로 추정했다.
하나는 BaaS 시장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5%로 가정해 추산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 수준이며, 일정 비율을 적용할 경우, 국내 BaaS 시장규모는 2012년 958억 원에서 연평균 15.6% 성장해 오는 2018년 2312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방법은 전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 대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의 비중을 동일하게 BaaS 시장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르면, 국내 BaaS 시장은 2012년 37억 7000만 원에서 연평균 94.6% 성장해 2018년 2354억 원 규모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 제대로 된 BaaS 서비스를 하는 곳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는 KTH의 ‘바스아이오(baas.io)’, SK플래닛의 ‘플래닛엑스(PlanetX)’, 소프트웨어인라이프가 AWS 기반으로 만든 ‘퍼실(PuSil)’ 등이 소개된 바 있지만, 이미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정식 출시를 뒤로 미룬 상태이다.
SK플래닛의 관계자는 “BaaS를 검토했던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단순히 오픈API를 제공하는 형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들이 API를 갖추고 있고 이를 오픈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BaaS라고 할 순 없다”며 “BaaS 역시 as a service로써 요금이 책정돼야 하는데, 국내 통신사들의 서비스는 자사의 인프라(IaaS)를 쓰도록 하는 수단으로서의 API 제공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BaaS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시장이 초라한 것은 여전히 기업들의 문화가 투자보다는 여전히 수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생태계와 플랫폼 사업을 위한 개념으로 접근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여전히 당장의 이익만 쫓는다”며 “ROI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와 접근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