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베이

이온디
2008년 12월 31일
중성의 매혹 하모니 '필받네!'

아리따운 보컬 시정 물씬

 처음 노래만 들었을 때는 혼성 밴드가 새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러 신문사 문을 열고 들어온 필베이(FEELBAY)에는 건장한 남성 4명뿐이었다.

 "여성 보컬은 안 왔느냐"는 질문에 검은 뿔테안경을 쓴 김진우가 "제가 보컬인데요"라며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남성 4인조 필베이의 음악적 색깔은 보컬 김진우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김진우는 "10명이 노래를 들으면 8~9명은 여자인 줄 안다. 처음에는 목소리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우리 밴드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 부분을 집중 개발했다"고 말한다.

 필베이가 결성된 것은 지난 2000년. 3년 이상을 홍대 앞 라이브극장에서 실력을 다졌고, 2년여의 녹음과정을 거친 뒤에야 데뷔 음반을 발표할 수 있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음반에 실린 대부분의 곡을 베이스 박성진이 10년 전에 만들었다는 사실.

 자칫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필베이는 "트렌드를 쫓다 보면 흉내밖에 되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한 서정적이며 예쁜 음악이 우리가 추구하는 장르"라고 밝힌다. 실제로 데뷔 음반에 실린 12곡은 가만히 듣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편안함과 다양성을 갖고 있다.

 데뷔 타이틀곡은 '달려라 흰둥이'. 6년의 기다림 끝에 팬들과 만나는 만큼 타이틀곡은 경쾌한 셔플리듬의 곡에 길거리 강아지라는 신선한 화두로 결정했다. 이밖에 지난 2002년 인터넷상에서 미리 공개돼 필베이의 존재를 알렸던 '러브 투 비'를 비롯해 '별을 쏘다', '난' 등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가 귀를 즐겁게 한다.

 필베이의 음악적 발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이들이 우정으로 뭉친 친구라는 사실.

 동갑내기인 김진우, 베이스 박성진, 드럼 김현근과 막내 우승우(기타)는 지난 6년간 서로에 대한 믿음 하나로 데뷔 음반까지 낼 수 있었다. "'봄여름가을겨울' 선배들처럼 나이 먹어서도 오래갈 수 있는 밴드이고 싶다. 그러다 보면 밴드 음악도 주류가 되지 않겠느냐"며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 이정혁 기자 jjangga@ 사진=전준엽기자 noo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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