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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업자인 다음카카오 김범수 이사회의장(왼쪽)과 임지훈 대표 내정자. [사진 임지훈 페이스북]

시 가총액 8조원의 다음카카오가 젊은 리더를 선택했다. 서른다섯 살의 벤처투자 전문가인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합병 후 1년 가까이 유지된 공동대표 체제도 임지훈 단독 대표체제로 바뀐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10일 다음카카오는 신임 대표에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김범수(49)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는 올해 3월 다음카카오가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날 다음카카오는 30대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대에 강하고 속도감 있게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자 한다”며 “합병 이후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임 내정자는 다음달 23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한다.

  임 내정자는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에 영입됐을 때도 화제였다. KAIST 산업공학과 졸업 후 NHN(현 네이버), 보스턴컨설팅 등을 거친 그는 당시 서른두 살이었다.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의 벤처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으로 있던 그에게 김범수 의장이 “함께 일해 보자”고 제안했다. 2011년 카카오가 스타트업 로티플을 인수할 당시 로티플 담당 심사역이던 임 내정자를 김 의장이 눈여겨봤다고 한다. 그때 임 내정자는 국민게임으로 대박 신화를 쓴 ‘애니팡’(회사명 선데이토즈)에 초기 투자한, 안목 있는 벤처투자가로 유명하던 터였다.

 이런 그에게 김 의장은 자신이 자본금 100%를 출자해 설립한 벤처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를 맡겼다. 이후 3년간 임 내정자는 키즈노트·두나무·프로그램스 등 50여 개 기업에 초기 투자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그는 평소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 “우리는 스타트업의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되겠다”고 강조하며 창업자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매달 스타트업 대표들이 모이는 ‘케이큐브 패밀리데이’를 열며 실리콘밸리의 연쇄창업집단인 ‘페이팔 마피아’처럼 키우겠다는 포부도 강조해 왔다. 임 내정자가 직접 창업해 본 경험은 없지만 김 의장과 거의 매주 만나며 김 의장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역동적인 CEO를 전면에 배치한 김 의장의 의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변에선 “김 의장이 이번에도 ‘지식의 저주’에 갇히지 않을 리더를 찾았다”고 평가한다.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란 스탠퍼드대 칩 히스 교수가 말한 개념으로 ‘기존 시대의 지식에 매몰돼 있으면 그 이상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맥락에서 자주 쓰인다. 김 의장은 카카오 시절부터 ‘지식의 저주’를 언급하며 틀을 깨는 DNA를 강조했다. 잘 안다고 알려진 사람보다 처음 해 보거나 안 해 본 사람이 혁신에 강하다는 취지다.

 이런 뜻을 잘 아는 임 내정자는 다음카카오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주환(37)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뉴리더팀을 꾸렸다. 이들을 중심으로 다음카카오의 조직 및 사업 재편을 위한 준비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다음카카오가 이제까지 뚜렷한 성과를 못 낸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크다. 임 내정자는 평소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에 자주 참석해 왔다. 그는 이날도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선도)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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