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을 때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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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고향에서 / 이승복
첨부파일 https://eond.com/poem/8556
백여폭 병풍으로 산들이
둘러리서고 꽹과리 장구의
신명난 풍물장단에 웃음꽃
피우며 손들을 잡았다
한가위 만월을 감나무 가지에
걸어놓고 일상의 등짐을 털고서
놀았던 춤사위
신명난 어깨춤으로 모두들
더덩실 춤을 춘다

고향이 타향이 된 이들이
고향이 객지가 된 이들이
한 옛날 맴돌던 언저리서
술잔에 푸념을 타 마시며
잔을 돌린다
어색한 서울 말투가 낯설게 
톡톡튄다'치워라 귀간지럽다'
잊을만 하면 불나비되어
고향지기를 찿아와 몸을 태운다
재가되는 몸들이 벌겋게 변하다가
달빛 흠뻑먹어 하얗게 익어간다

고향을 떠난 이는
떠돌아서 외톨이라 하고
남은 이는 혼자여서 서럽단다
정들면 어디든 고향이라지만
미물도 수구초심이라는데
가슴에 고향을 키우는 연어도
반백이 된 몸으로 선산
어버이 발 끝에 앉아
못내 눈에다 고향을 담는다
가슴에 고향을 심는다.


* 수구초심(首丘初心) - 여우가 죽을 때 고향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데서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의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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